최근 일각에선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의
은퇴 투어 논란으로 시끌시끌 했다.
소속팀 롯데에서 단 한 번도 정상에 서보지 못했고, 미국-일본 무대에 진출하면서
KBO리그에서 공백기가 있었던 점 등이 이유였다. 앞서 KBO리그 최다 안타
기록(2504개)을 쓰고도 '자격 논란'이 일었던 박용택의 일화도 거론됐다.
프로 경력만 놓고 보면 이대호는 충분히 은퇴 투어를 논할 만한 선수다. 2001년 롯데에 입단한 뒤 간판
선수로 맹활약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비롯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프리미어12,
아시안게임 등 숱한 국제 무대에서 4번 타자 역할을 맡았다. 일본 프로야구(NPB)를 넘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활약하기도 했다. '부산의 심장', '조선의 4번 타자'라는 수식어는 괜히 붙은 게 아니다.
하지만 안방 부산이 아닌 원정 경기에서 이대호의 은퇴를 모두가 축하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왕설래는 여전하다.
당사자인 이대호는 소탈한 심정을 드러내면서도 조심스런 눈치다. 그는 "그 선수를 응원하는 팬이 한 지역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있으면 좋다고 본다. 다만 해주냐 안 해주냐 논란이 있는 건 좀 그렇다"면서 "은퇴 투어보단
마지막으로 전국에서 팬 사인회를 하고 싶다. 홈에서는 이벤트를 많이 하니까 팬들과 만날 기회가 많지만,
다른 구장에서 사인회할 기회가 앞으로는 더 없지 않겠나.
먼 곳에 사는 팬들께도 제 사인 한장 드리고 싶다"는 속내를 밝혔다.
빅리그에서 16년을 뛰면서 내로라 하는 전설들의 은퇴 투어를
지켜봤던 추신수(40·SSG 랜더스)의 생각은 어떨까.
추신수는 이대호 은퇴 투어 논란에 대한 질문에 "나도 미국에서 기사를 통해 접했다. (이대호의 은퇴 투어가)
어떤 부분에서 부정적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미국에서도 은퇴 투어에 대한 기준이 모호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대호 같은 선수가 은퇴할 때 박수 받지 못한다면 과연 KBO리그에서 은퇴할 때 박수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몇
명이나 되겠나"라고 되물었다. 또 "비록 우승이 없어도 7관왕 타자고, 매년 헌신해왔고, 미국-일본에서도 부끄럽지 않게 한 타자다.
이대호가 은퇴 투어를 못한다면 과연 누가 할 수 있을까 되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추신수는 "선수, 팀에 대한 애정이 크면 실망도 클 수 있는 부분도 있다. 미국에서도 그런 시선이 일부 존재하지만,
떠나는 선수에 박수를 보내는 문화가 있다"며 "KBO리그는 그동안 많이 발전했다. 앞으론 (은퇴 투어에 부정적인)
그런 시선도 조금씩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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