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선수들의 치킨 사랑은 끝이 없다. 이번엔 남자 단체로 ‘치킨 연금’에 도전한다.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은 11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준결선에서 막판 곽윤기의 환상적인 인코스
추월에 힘입어 6분37초879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으며 결선에 올랐다.
어려운 경기를 잘 풀어간 만큼 선수단의 분위기도 좋았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선수들은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과 만났다.
하이라이트 장면을 만든 곽윤기는 “전초전을 잘 치러서 너무 기쁘다”면서 “들어가기
전에 긴장을 많이 했는데 저보다 긴장한 애가 2명 더
있어서 나까지 그러면 안 되겠다 생각해 재미있게 했다”고 말했다.
‘세리머니 장인’인 곽윤기는 “피니시를 잘 들어오면 어떤 걸 할까 고민을 했다”면서 “2개가
더 있었는데 정치적으로 파장이 크겠다고 생각해서 내 선에서 커트했다”는 말로 웃음을 자아냈다.
곽윤기가 정확하게 밝히진 않았지만 최근 쇼트트랙에서 불거진
중국의 편파 판정 논란과 관련한 세리머니였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계주 멤버로서 드디어 첫 경기에 나선 김동욱은 “모든 사람이 저한테 올림픽 즐기라고 했는데
막상 와서 타보니 전혀 즐기지 못 했다”면서 “대한민국 선수로 올림픽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좋은 선수들과 경기할 수 있던 것만으로도 기분 좋고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좋은 분위기는 ‘치킨 연금’에서 제대로 나타났다.
남자 1500m 금메달을 딴 황대헌이 우승 직후 “치킨 먹고 싶다.
황금○○○ 닭다리를 정말 좋아한다”고 말해 화제가 됐고,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인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황대헌에게 평생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터였다.
황대헌은 “1000m 끝나고 회장님이
위로해주신다고 ‘뭘 해주면 풀리겠냐’고 하셨는데 아무도 말을 안
하더라”면서 “그래서 제가 치킨을 너무 좋아하는데 평생 먹게
해주시면 힘이 정말 많이 날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금메달 따면 평생 해주겠다. 약속은 지키겠다”고 화답했다.
메달 세리머니가 끝나고 윤 회장과 같이 사진을
찍으면서도 황대헌은 “약속 기억나시죠?”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리고 황대헌은 평생 치킨을 무료로 먹을 수 있는 ‘치킨 연금’을 받게 됐다.
당장은 황대헌만 치킨 연금을 받지만 다른 선수들도 가능성이 있다.
황대헌은 “(약속은) 회장님 몫이지만 저희가 거래를 해봐야지
않을까”라며 단체전 금메달 상금으로 ‘치킨 연금’을 받고 싶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남자 선수뿐만 아니라 1000m 은메달을 딴 최민정도 “먹고 싶은 거 엄청 많다.
치킨도 좋아한다. 황금○○○”라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남자 단체전은 오는 16일 결선을 치른다. 중국이 준결선에서 비디오
판독 끝에 부활하며 부담은 있지만 선수들은 실력으로 이겨내겠다는 각오다.
곽윤기는 “집중 잘해서 코로나로 힘든 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싶은 게 대표팀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고,
이준서도 “제가 타는 종목은 계주 하나 남았는데 끝까지 최선
다해서 희망을 줄 수 있는 경기를 하도록 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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