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가장 부지런하게 움직인 것 같다(웃음)."

비시즌은 재충전과 더불어 새 시즌을 준비하는 첫 걸음이다. 

SSG 랜더스 포수 이흥련(33)도 여느 선수와 다르지 않게 비시즌 굵은 땀을 흘렸다.

그런데 올해는 캠프 초반부터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주 임무인 포수 자리에서의

 움직임 뿐만 아니라 타석에서도 자신감이 넘친다. "프로 데뷔 후 체력적,

 기술적으로 가장 준비가 잘 된 것 같다. 내심 기대는 되는데 오버페이스 하지 않으려 한다"는 

그의 말엔 힘이 실려 있었다. 캠프 때 저마다 부르는 '희망가'와는 다른 느낌.

이유가 있었다. 이흥련은 "랜더스필드가 리모델링 공사 중이기도 하고, 코로나19로 기술훈련 장소가 한정적이었다. 

삼성 시절 동료가 운영하는 레슨장에서 운동을 했는데, 다른 일도 하는 친구라 시간을 맞추다 보니 새벽 밖에 시간이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식사를 간단히 하고 곧장 운동을 하는 패턴으로 움직였다"며 "비시즌에는

 게을러지기도 하는데, 올해는 살면서 가장 부지런하게 움직인 것 같다"고 웃었다.

'얼리버드' 효과는 분명했다. 이흥련은 "운동이 잘 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일찍 움직이는 생활습관과

 루틴을 이어가니 몸이 덜 피곤하더라"며 "트레이닝파트에서 좋은 프로그램으로 몸을 잘 만들어주신 

덕도 있지만, (일찍 움직이니) 몸 상태가 20대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프로 데뷔 10년차인 이흥련에게 올해는 큰 도전의 해다. 주전 포수 자리는 무한 경쟁 체제다. 

부동의 안방마님이었던 이재원이 흔들리면서 이흥련은 또 다른 백업 포수 이현석과 함께 올 시즌

 주전 자리에 도전하고 있다. 2013년 5라운드로 삼성에 입단한 뒤 두산을 거치기까지

 만년 백업이었던 이흥련에겐 그토록 갈구해왔던 '주전' 타이틀을 달 수도 있는 해다.

이흥련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중요하지 않은 해가 없었다. 

억대 연봉을 받는 주전의 위치가 아니기에 내겐 매년이 기회고 도전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일희일비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성격이다. 매년 캠프 시점부터 그랬던 것 같다. 

올해는 생각을 바꿨다. '잘하든, 못하든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나 자신을 다스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비시즌 때 남들에 뒤쳐지지 않게 준비를 했다. 어느 때보다 잘 준비했기에 조급해하지 않고, 

나 자신을 믿어보자는 생각이 강하다"며 "건강한 루틴이 형성된 것 같다. 

정신적으로 건강해지니 운동이 즐겁다"고 미소를 지었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이흥련도 이젠 안방에서 투수를 이끌어갈 줄 알아야 하는 위치에 섰다. 

때문에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쏟아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흥련은 "그동안 매번 도전했지만, 

막상 실전에선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는 흔들림 없이 일관성 있는 모습을 캠프에서 만들고 싶다. 

머릿 속에 그려놓은 길에 엇나가지 않는 좋은 시즌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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