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금 중국에서는 스키 프리스타일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구아이링 선수에 대한 관심과 열풍이 엄청나다고 하는데요.

실력도 실력이지만, 태어나고 자랐던 미국 대신에, 

중국 국가 대표로 나섰다는 점이 애국 주의 정서에 불을 붙였기 때문입니다.

◀ 리포트 ▶

금메달을 목에 건 금발 소녀.

가슴에는 중국 오성홍기가 새겨져 있습니다.

프리스타일 스키 대표 구아이링입니다.

[중국 CCTV 중계방송]

"그녀는 지금이 가장 기쁜 순간임이 틀림없습니다."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명문 스탠퍼드 대학에 합격한 재원.

그런데도 미국 대신 중국을 택해 금메달까지 딴 

구아이링에게 중국인들이 열광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맞서는 중국 애국주의 승리의 상징이 된 겁니다.

5백대가 넘는 드론이 밤하늘에 구아이링의 얼굴을 새기는 공연이 열리는가 하면,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구아이링 인형은 지금 주문해도 5월에나 받을 수 있을 정돕니다.

TV에서는 경기 장면이 반복되고, SNS에는 중국어로 대화하는

 그의 일상을 담은 영상들이 경쟁적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구아이링/중국 스키 국가대표]

"오늘 우리는 고기찜과 생선 요리, 부추계란볶음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개막식부터 예고됐습니다.

인도와의 국경 분쟁 당시 다친 군인을 성화 봉송 주자로 내세우고, 

최종 주자는 신장 위구르 출신 선수가 맡았습니다.

중국의 이익을 침범하지 말라는 뜻을 전 세계에 밝힌 겁니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올림픽의 정치화라며 반발했습니다.

[젠 사키/미국 백악관 대변인]

"중국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권유린과 집단학살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려는 시도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편파 판정' 논란까지 더해져 '중국 체전'이냐는 비판이 일었지만,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여전히 자국 선수들만 치켜세우고, 

문제 제기에 대해선 비난과 조롱으로 맞대응하고 있습니다.

20-30대가 중심인 중국의 애국주의 물결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갈등 속에 시진핑 주석의 3연임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올림픽을 통해 얻고자 했던 건 어쩌면 이런 것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