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대형트레이드가 연달아 터졌다. 샌안토니오,
토론토, 새크라멘토, 밀워키, 클리퍼스, 디트로이트, 올랜도, 보스턴, 필라델피아, 브루클린,
피닉스, 인디애나, 샬럿, 워싱턴 등 다수의 팀이 한꺼번에 움직이며 많은 선수와 지명권 및 현금이 오갔다.
루머에 비해 잠잠한 듯 하던 트레이드 시장이 한꺼번에 요동친 것이다.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는
이번 트레이드에 관련된 득실과 변화에 대한 논쟁이 치열하게 오고가고 있는 분위기다.
그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트레이드는 단연 브루클린 네츠 제임스 하든(32‧196cm)과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벤 시몬스(25‧211cm)간 빅딜이다. 브루클린은 하든과 폴 밀샙을
내주고 필라델피아로부터 시몬스, 세스 커리, 안드레 드러먼드+ 1라운드 지명권을 받게 된다.
장신 포인트가드면서도 다른 포지션까지 소화가능한 전천후 플레이어 하든과 시몬스는
오프시즌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이는 시즌 중에도 계속됐고 시기의 문제일 뿐 소속팀과
불편한 동행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는 의견이 흘러나왔다. 선수나 팀이나 서로에 대해
만족하고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들을 둘러싼 이적 루머는 끊임없이 계속됐고
결국 트레이드 마감을 앞둔 상태에서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러한 대형트레이드는 득실을 예상하기가 힘들다.
리그에서의 명성, 그간 보여준 커리어만 놓고 봤을 때는 단연 하든이겠지만 대신 시몬스는 젊고
발전 가능성이 넘친다. 거기에 더해 좋은 벤치 자원과 지명권까지 따라붙었다.
능력은 검증된 선수들이니만큼 누가 더 팀과 잘맞고 조화를 맞춰나가느냐에 따라
이후 행보가 엇갈릴 것이 분명하다. 트레이드의 중심에 선 두 선수
모두 실력이 모자라서 현재팀과 갈등을 겪게 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든은 리그를 대표하는 테크니션 중 한명이다. 풍성한 턱수염이 트레이드 마크인 그는 정규시즌
MVP 1회, 올 NBA 퍼스트 팀 6회, 득점왕 3회, 어시스트왕 1회, 올스타 10회 등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특히 득점을 만들어내는 다양한 기술에 있어서만큼은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한창 위용을 떨치던 당시에는 마이클 조던과 비교될 정도였다.
하든은 운동능력은 NBA 가드 레벨에서 평범한 수준이다. 때문에 엄청난 스피드와 탄력을
앞세워 코트를 가로지르고 높은 곳에서 덩크를 찍어대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영리한 하든은 다른 능력치를 앞세워 평범한 운동능력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일단 가드치고 사이즈가 큰데다 파워가 좋아서 어지간한 빅맨을 상대로도 몸싸움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같은 가드 포지션 선수들은 힘으로 압도해버리기 일쑤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하든은 리그 내에서도 최고의 기술자로 불린다.
느린 템포로 드리블을 치다가도 순간적인 가속, 방향전환 등을 통해 순식간에 수비수를 따돌려버린다.
부드러운 몸놀림에 힘과 스탭까지 좋으니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페인트존으로 쉽게쉽게 진입한다.
돌파와 슈팅을 통해 전천후로 득점을 올리기도하지만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패싱 능력까지 빼어난지라
드리블을 치며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면 수비 입장에서는 다음 동작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스크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다수 공격형 가드와 달리 스크린 없이도 공간만 보이면 지체없이
휘젓고 다니는데 그러한 과정에서 파울 유도도 많이 만들어낸다. 기술적으로도 뛰어나지만
몸싸움에 자신이 있어서 수비수가 붙어있어도 피하기보다는 부딪혀가며 공격을 시도해버리기 때문이다.
최근 하든은 예전만 못하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올시즌 44경기에서 평균 22.5득점, 10.2어시스트,
8리바운드, 1.3스틸은 분명 훌륭한 성적이지만 대상이 하든이라는 점에서 살짝 아쉽기도하다.
더욱이 케빈 듀란트, 카이리 어빙와 함께 빅3를 구성했음에도 팀성적이 중위권에 머무르며 빛이
나지않은 부분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크고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적지않은 고생을 겪고있는 모습이다.
확실한 것은 하든은 브루클린에서 행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우승에 목이 마른 그는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야심차게 브루클린에 합류했다. 하든, 어빙, 듀란트로 구성된 라인업은 이름값만 놓고
봤을 때는 충분히 대권에 도전해볼만한 무게감을 가지고 있었다. 아쉽게도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잦은 부상과 악재가 겹쳤고 어빙이 코로나 백신접종을 거부하며 경기출장에
문제가 생기는 등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선수간 궁합도 잘 맞았다고 보기 힘들다.
하든은 자신이 중심에 서서 대부분의 역할을 주도 할 때 제 실력을 발휘한다.
당연히 볼도 많이 만져야 컨디션이 살아나는 타입이다. 하지만 브루클린에서는 그렇게 플레이하기 쉽지않았다.
자신못지않은 득점기계 듀란트가 있었고 어빙 또한 볼소유욕이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수다.
이름값에 비해 시너지효과가 덜났던 이유중 하나다.
새로운 팀에서는 하든이 본인 색깔대로 플레이하기가 좀더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라델피아에는 기량에 물이오른 특급 센터 조엘 엠비드(28‧213cm)가 버티고 있다.
아무래도 하든같이 볼을 오래 소유하며 플레이하는 가드 입장에서는 에이스형 가드나
3번보다는 빅맨이 더 편한 것이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시너지도 더 잘난다.
어쨌거나 판은 깔아졌다. 하든은 자신이 바라던데로 새로운 팀으로 가게
됐고 강력한 빅맨자원까지
파트너로 함께 한다. 필라델피아 역시 하든이 꼭 필요해서 데려온만큼 많은
부분에서 그에게 프리롤을 줄 것이 분명하다.
의욕이 흔들렸던 하든이 다시금 날개를 활짝 펴고 필라델피아 상공에서
비상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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