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중국에선 혼혈 선수인 

에일린 구(19·중국명 구아이링)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미국 태생이지만 중국 국가대표로 참가한 그는 지난 8일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그야말로 중국의 별이 됐다.

‘스노우 공주’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에일린 구에 대한 

검색으로 중국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가 다운됐다. 

올림픽이 열리기도 전에 이미 25개 브랜드와 광고 계약을 

맺은 그를 붙잡기 위한 광고계 전쟁까지 벌어지고 있을 정도다.

반면 헝가리 쇼트트랙 선수 리우 샤오린 산도르(27)는 아버지의 나라에서 미움을 받는 사례다. 

중국인 아버지를 통해 절반의 피를 물려받은 그는 대회 직전 헝가리와 

중국 국기를 모두 흔들겠다는 유창한 중국어 인터뷰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리우 샤오린 산도르는 정작 친동생 리우 샤오앙(24)과 함께 참가한 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전에서 어처구니 없는 판정 논란 속에 금메달을 뺏기는 수모를 겪었다. 

그가 웨이보에 남긴 “나는 오늘 챔피언이 될 뻔 했다”는 정제된 발언은 중국인들의 악플로 얼룩졌다.

에일린 구와 리우 샤오린 산도르 모두 한 부모가 중국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중국을 대표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대접이 달라졌다. 

‘우리 편’이 아니면 적으로 취급하는 중국다운 태도다.

다만 중국을 선택한 혼혈 선수라도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거센 비난을 피하지 못한다. 

에일린 구처럼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중국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주이(20)가 대표적인 사례다. 

주이가 지난 6일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성 쇼트프로그램에서 

벽에 부딪치는 실수를 저지르자 웨이보에선 악플이 쏟아지기도 했다.

결국, 웨이보는 주이에 대한 악플을 쏟아낸 850개의 계정을 금지했는데,

 이미 ‘주이가 넘어졌다’는 해시태그 조회 수가 3억회를 넘은 뒤였다. 

웨이보는 “실수를 저지른 선수를 공격하지 말라”며 “감정적인

 발언은 선수들에게 압박을 줄 뿐”이라고 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