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베이징에서도 귀화 선수들이 태극 마크를 달았는데요. 

독일에서 온 프리쉐는 썰매가 뒤집혔지만, 끝까지 완주하며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오선민 기자입니다.

[기자]

< 루지 여자 1인승 4차 시기｜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

심호흡을 한 뒤 힘찬 페들링으로 활주를 시작한 에일린 프리쉐.

시속 123.2㎞로 질주하던 썰매가 큰 소리를 내며 뒤집힙니다.

균형을 잡으려고 뻗은 오른 다리가 트랙에 부딪혀 꺾일 뻔한 아찔한 사고.

몸이 빙글 돌면서도 끝까지 썰매를 놓지 않고 맨몸으로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모두가 숨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썰매에서 

일어난 프리쉐는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34명 중 19위로 마무리했지만, 

이번 올림픽에 나간 것부터가 기적이었습니다.

3년 전 썰매가 뒤집히는 사고로 꼬리뼈와 

양손뼈가 부러져 프리쉐는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에일린 프리쉐/루지 대표팀 (지난 1월 26일) : 

회복하는 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손은 완전히 나은 게 아니라, 글쓰기는 아직 힘들고요.]

선수 생활을 장담할 수 없는 큰 부상에 재활에만 2년이 걸렸습니다.

온몸을 찌르는 통증과 두려움에도 슬로프에 다시

 선 건 주변 사람들의 도움 덕이라고 했습니다.

"당신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한국인들의 응원 댓글에 행복한 표정을 짓고, 

손톱에 태극기 문양을 새길 만큼 프리쉐의 한국 사랑은 특별합니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귀화한 선수는 열 아홉 명, 

대회가 끝나고 대부분 돌아갔지만 프리쉐는 한국이 좋다며 남았습니다.

[에일린 프리쉐/루지 대표팀 (지난 1월 26일) :

 (독일에서) 귀화 전부터 한국에 남기로 생각했고, 

제 삶에 관한 결정이었어요. 올림픽 참가 기회를 준 한국에 고마워요.]

평창 대회 8위, 우리 루지 사상 최고의 기록을 달성했지만, 

한국 루지의 역사를 새로 썼단 평가는 과분하다고 말하는 프리쉐.

최고의 모습으로 올림픽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했습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는 프리쉐는 내일(10일) 동료들과 

함께 하는 팀 릴레이로 마지막 슬라이딩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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