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태어난 ‘푸른눈의 한국인’ 

아일린 프리쉐(30·경기도청)의 역주가 많은 네티즌의 환호를 받고 있다. 

이미 은퇴를 선언한 그는 마지막 올림픽 개인전에서 썰매가 뒤집히는 아찔한 사고를 맞았지만,

 끝까지 손에서 썰매를 놓지 않고 완주에 성공했다.

프리쉐는 8일 중국 옌칭 국립 슬라이딩 센터에서 치러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루지 여자 1인승 경기를 최종 19위로 마무리했다. 

전날 있었던 1~2차시기 후 21위에 머물렀던 순위를

 두 계단 끌어올렸다. 1~4차시기 합계 기록은 4분00초284다.

프리쉐는 이날 마지막 시기 후반부에 썰매가 전복되는 위험한 사고를 당했다. 

빠른 속도를 이기지 못해 휘청거리던 썰매가 결국 뒤집혔고 프리쉐는 얼음 위로 뒹굴었다. 

하지만 프리쉐는 자신의 질주를 포기하지 않았다. 

잠시 뒤 결승선을 통과하는 그의 손에는 뒤집힌 썰매가 쥐어져 있었고 얼굴엔 웃음기가 돌았다.

독일 태생인 프리쉐는 2015년 이른 은퇴를 선언했다가 이듬해 한국 국적을 얻으며 제2의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루지 강국 독일에는 그의 자리가 없었고 썰매와 이별하려던 그에게 대한루지경기연맹이 손을 내민 게 계기였다. 

그렇게 프리쉐는 태극마크를 달고 2018년 평창 대회를 뛰었고 8위에 올라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는 2018-2019시즌 월드컵 8차 대회에 출전했다가 썰매가 전복돼 큰 부상을 당했다. 

양 손뼈는 물론 허리뼈와 꼬리뼈까지 부러져 수술대에 올랐고 한동안 맨바닥에 앉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프리쉐는 투지를 불태웠고 2020-2021시즌 다시 썰매에 올랐다.

팬들과 동료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그 덕에 프리쉐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의욕을 불태웠고, 

손톱에 태극기를 그려 넣는 등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훈련이 잘 안 될 때 이 손톱을 보면서 ‘내가 왜 여기 왔는지, 

누구와 함께 하는지’ 생각한다”며 “태극 무늬 손톱을 보면 정말 행복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프리쉐는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결심했다.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이기에는 부상의 여파가 너무 큰 탓이다. 

비록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아쉬운 사고를 겪었지만, 그는 끝까지 달렸다. 

부담과 긴장을 털어낸 듯 환한 웃음까지 보였다. 

네티즌들은 그의 경기에 “다치지 않고 마무리해 

다행이다” “끝까지 달려줘서 고맙다” 등의 응원 댓글을 쏟아냈다.

프리쉐는 오는 10일 동료들과 함께 팀 계주 경기에 나선다. 생애 마지막 올림픽 고별전이다. 

그는 “한국은 올림픽의 꿈을 이뤄준 나라다. 

정말 자랑스럽고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다”며 응원에 대한 고마움과 남은 일정에 대한 의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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