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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쟁이티비 0 626 2022.02.09 17:28

“빙속 괴물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해 헐크가 됐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서 아시아 최초로 2회 연속 동메달을 따낸

 김민석(23·성남시청)에게 2010 밴쿠버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모태범 MBC 해설위원이 보낸 찬사다. 

모 위원은 “평창올림픽 때보다 체력, 근지구력 모두 좋아진 게 확연히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스피드스케이팅 1,500m 종목은 단거리에서 폭발적인 스피드와 힘, 

지구력을 동시에 필요로 한다. 그간 유럽과 북미 선수들의 전유물이기도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8일 1,500m 시상식만 봐도 금, 은메달을 차지한 네덜란드 키엘드 나위스, 

토마스 크롤과 김민석의 체격 차이가 현격히 드러났다. 

그런데 김민석은 신체적인 한계를 넘어 그들과 당당히 레이스를 펼쳤다.


더욱 기대되는 건 김민석의 성장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김민석을 여섯 살 때부터 발굴해 15년 넘게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은사 이준수 코치는 

“4년 뒤에는 경험과 실력이 더욱 어우러져 올림픽에서 더 큰 일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 금, 

은메달을 딴 네덜란드 선수들도 30대 초반인 것을 볼 때

 (김)민석이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 코치에 따르면 김민석은 중장거리형 선수에서 중단거리형 선수로의 변신 과정에 있다. 

평창올림픽을 준비할 당시 1,500m와 5,000m 장거리에 중점을 둔 선수였다면 지금은 

1,500m, 1,000m를 뛰는 선수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중장거리형과 중단거리형은 훈련법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중장거리형은 육상의 마라톤처럼 가벼운 몸으로 지구력 싸움을 벌이고,

 중단거리형은 100m 달리기처럼 힘과 근육량을 키워 폭발적인 스피드로 승부를 본다.


김민석은 중단거리 선수로의 변신을 위해 이 코치와 

함께 웨이트트레이닝 때 무게를 올리고, 훈련 세트도 늘렸다. 

몸무게는 크게 늘지 않았지만 4년 전과 다른 근력과 힘을 발휘했다.

 체력 보강을 위해서는 작년 한 해 동안 아침, 

저녁으로 허벅지 근육이 찢어질 정도로 링크장을 달렸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대회에 나가지 못해 지난해 

고된 훈련을 반복했지만 김민석은 이를 악물고 견뎌냈다.

 땀의 결실은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 긍정적인 결과로 나왔다. 

평창올림픽 이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에서 주춤했던 김민석은

 2021~22시즌 월드컵 1차 대회 1,500m 금메달, 2차 대회 동메달을 획득했다.


기세를 이어 베이징올림픽에서는 1분44초24초에 

주파해 평창올림픽(1분44초93) 기록을 앞당겼다.

 4년 전 평창올림픽 동메달이 ‘깜짝 메달’이었다면 

이번엔 세계 정상급이라는 걸 확인시켜 주는 메달이었다.


김민석의 눈은 더 높은 곳을 향해 있다. 그는 “언젠간 개인 종목에서 올림픽 챔피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스승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 코치는 “당장 1, 2년 안에 단거리 성향을 띨 수는 없기

 때문에 민석이는 전문적인 중단거리 선수로 가는 과정에 있다”며 “지금 초반 

가속력 수준이 80%라면 4년 후에는 더 올라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8일 동메달 획득 후 김민석과 통화한 이 코치는 “팀추월과 1,000m 종목이 남아 

축하한다는 얘기보다 경기를 어떻게 치를지에 대한 대화를 더 나눴다”며 “민석이는 

묵묵히 자기 운동을 성실히 하는 친구라 30대 중반까지 꽃길만 걸으면 된다”며 제자를 자랑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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