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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쟁이티비 0 655 2022.02.09 14:53

원주 DB와의 홈경기에서 84-92로 패배, 정규리그 우승 멀어지는 수원 KT


프로농구 수원 KT의 역주행이 심상치 않다. 서동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지난 2월 8일

 수원 KT아레나 소닉붐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주 DB와의 홈경기에서 84-92로 패배했다.

 

이날 경기는 DB 허웅과 KT 허훈의 형제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올시즌 프로농구 최고의 스타로 꼽히며 

올스타전 팀대결, 동반 국가대표 선발 등 경사가 겹쳤던 두 선수는 후반기 첫 맞대결에서 양보없는 자존심 

경쟁을 펼쳤다. 동생 허훈이 27득점 6리바운드 8어시스트의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치며 형 허웅(23득점, 

3점슛 3개)보다 개인 기록에서는 근소하게 앞섰지만, 승리는 후반부 뒷심이 돋보인 허웅의 DB가 가져갔다.

 

KT는 이날 패배로 2연패에 빠지며 24승 14패로 선두 서울 SK(30승 8패)와의 승차가 어느덧 6게임까지 벌어졌다.

 SK가 최근 구단 신기록인 12연승 행진을 질주하고 있어서 양팀의 엇갈린 희비가 더 두드러진다. 

이제 KT는 오히려 3위 울산 현대모비스(24승 16패)와 1게임 차이, 4위 안양 KGC(22승 16패)와는 2게임 

차이에 불과하다. 시즌 초반 허훈의 부상 공백에도 불구하고 9연승 행진을 내달리는 등, 승승장구했던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KT는 4라운드 이후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새해 들어 치른 11경기에서 고작 3승 8패에 

그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올시즌 첫 4연패를 당하기도 했으며, 1월 29일 안양 

KGC를 잡으며 연패에서 간신히 탈출했으나 2월 시작과 함께 또다시 연패에 빠졌다.

 

특히 최근 들어 KT는 극심한 '역전패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한때 10점차 이상으로 크게 이기고 

있던 경기도 후반에 내어준 경우가 많다. 선두경쟁을 펼치던 SK를 상대로 1월 19일 경기에서 2쿼터까지 

한때 15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2월 6일 잠실에서의 리턴매치에서도 전반을 11점차로 앞서나갔으나 

후반에 역전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이기고 있어도 언제 뒤집힐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DB전도 마찬가지였다. KT는 캐디 라렌이 내외곽을 넘나들며 김영환과 김동욱의 중장거리슛까지 터지며 1쿼터를

 29-15, 무려 14점차로 압도하여 기선을 제압하는 듯했다. 하지만 2쿼터부터 KT가 연이은 턴오버와 수비불안으로

 흔들렸고 이틈에 DB의 속공과 외곽포가 살아나며 야금야금 점수차를 까먹었다. KT는 3쿼터에 외곽포가 

철저하게 침묵한 반면 DB에게 3점슛만 5개를 허용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4쿼터에는 허훈이 에이스 본능을 드러내며 형 허웅과 경쟁했지만 동료들의 지원에서 양팀의 차이가 갈렸다. 

DB는 종료 1분 35초를 앞두고 터진 조니 오브라이언트의 3점포로 사실상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KT는 올시즌 SK와 DB를 상대로 나란히 1승 4패에 그치며 유난히 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KT는 두 팀을 상대할 때마다 장점인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열세를 보였고, 

후반 경기흐름이 넘어갔을때 전술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동철 감독의 경기운영 능력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KT는 시즌 초반 허훈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도 양홍석과 김영환이 건재했고, 정성우, 김동욱, 하윤기, 라렌 등 새롭게

 합류한 멤버들이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두터운 선수층으로 시너지효과를 냈다. KT는 다른 팀에 비하면 

부상자가 많은 편도 아니고 심지어 허훈까지 복귀했는데도, 성적은 오히려 후반기로 갈수록 역주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렵다.

 

4라운드 이후 KT 하락세의 가장 큰 원인이 수비 불안과 공격 리바운드 허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서동철 

감독의 선수 기용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늘어나고 있다. 시즌 초반 백업가드였던 정성우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면서 허훈의 공백을 잘메웠지만, 허훈이 복귀하면서 오히려 두 선수의 공존이 애매해졌다.

 

또한 양홍석과 함께 노장인 김영환, 김동욱을 동시에 기용하는 쓰리 포워드 시스템도 상대 공격의 타깃이 되고 있다.

 김영환-김동욱이 다재다능하지만 최준용처럼 자신들보다 사이즈가 큰 3.5번 형장신포워드나, 스피드와 돌파력이

 좋은 2번 슈팅가드와 오래 매치업하기는 무리다. 매번 높이 열세와 후반 주전들의 체력 방전 때문에 고전하면서도 

골밑에 힘을 보태줄 자원 하윤기와 마이크 마이어스를 거의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KT는 서동철 감독 체제에서 3시즌 연속 6위-6강을 기록하며 매년 플레이오프를 노릴만한 팀이 됐다. 

하지만 허훈-양홍석-라렌 등 올스타급 라인업을 보유하며 우승후보로 눈높이가 높아진 기대치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과였다. 

마침 주축 선수들의 군입대 시기도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올 시즌은 수원으로 연고지를 이전하고 

맞이하는 첫 시즌으로, KT가 우승에 도전할 최적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거듭된 역주행으로 정규리그 우승이 사실상 멀어지고 있다. 이제는 4강직행이 보장된 2위 수성조차 장담할수 없는 위기다. 

이 흐름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플레이오프에 나간다고 해도 우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KT는 11일부터 이틀에 한 경기씩 7일간 4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다음 상대가 

3위 현대모비스이기에 KT로서는 2위 수성과 연패탈출을 통한 분위기 반전의 분수령으로 

꼽히고 있다. KT가 침체된 흐름을 반전시킬 해법을 들고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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