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투란도트의 웅장한 선율이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체육관 피겨스케이팅 트레이닝홀을 채웠다.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국가대표 차준환(20)이 바이올린 소리에 따라 우아하게 얼음을 가로질렀다. 

장기인 감정 표현이 돋보이는 동작이었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앞두고 9일 마지막 공식훈련에 임했다. 

차준환은 지난 8일 먼저 진행된 쇼트프로그램에서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역대 최고 순위인 4위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켰다. 

선전을 기대한 이들이 많긴 했지만 그 기대치조차 아득히 뛰어넘은, 수준급의 연기였다. 

프리스케이팅 남자 싱글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10시15분부터 시작한다.

이날 차준환이 훈련을 진행한 순서에는 현 시점 세계 1인자인 미국의 네이첸 선, 

일본의 기대주 우노 쇼마 등이 함께 얼음 위를 누볐다. 

특히 일본 취재진은 최대 관심사인 하뉴 유즈루가 먼저 

진행한 훈련을 보려 아침 일찍부터 트레이닝홀에 와 있었다. 

코로나19로 현장 입장이 허용된 취재기자 인원이 30명으로 한정되어 

있어 입장이 막힌 기자들과 대회 관계자들 간 실랑이도 있었다.

차준환은 이날 연습에서 수차례 고난이도 점프를 성공시키며 박수를 받았다. 

김연아를 지도했던 브라이어 오서 코치와 의견을 주고 받을 때는 연습장 한켠을 가리키며 한참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전체적으로는 스핀과 스파이럴 등 점프 외에도 다른 기술적인 부분을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스핀과 함께 연기를 마무리하는 그에게 오서 코치는 만족한 듯 박수를 보냈다.

훈련 종료 뒤 믹스트존에서 국민일보와 만난 차준환은 “(오서 코치와는) 프리스케이팅에 앞서 기술적인 요소를 주로 이야기했다.

 기술뿐 아니라 스탭 구성도 어떻게 할지를 주로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은 연습할 때 마스크를 끼고 연습해왔지만 이번 런스루(음악에 맞춘 최종연습)에서는 벗고 진행했다. 

(코로나19를) 조심해야 하지만 경기 때 상황에 맞추려 했다”고 했다.

기대치를 뛰어넘는 연기를 쇼트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덕에 팬들 

사이에서는 메달을 향한 전망도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선수로서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그는 초연한 태도였다. 

차준환은 “(마음가짐은) 똑같다”고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는 “저는 아직 성장하는 선수다. 4위까지 기대하진 않으시지 않았나”면서 “과정에

 집중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휴대전화를 자주 보지는 못했다”면서도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가족이나 지인, 

많은 팬들이 축하해주셨다. 덕분에 힘을 내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 뒤 그와 동행하지 못하고 있는 어머니도 전화로 수고했다고 그를 다독였다. 

그는 “어머니가 싸준 반찬을 경기날(쇼트프로그램이 있던 날) 잘 먹고 경기에 임했다”며 웃었다.

차준환은 평소 인터뷰에서 관중과 소통하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버릇처럼 말해왔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은 쉽지 않다. 그는 “아무래도 이번 올림픽은 많은 관중과 경기를 함께하진 못한다.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경기는 아니지만 한국, 

아니 전세계에서 응원해주시고 있다고 생각하고 나름 힘을 냈다”고 했다.

그는 최근 쇼트트랙 판정 논란 등 어려움 겪고 있는 다른 한국 선수단에도 응원을 보냈다. 

그는 관련 질문을 받고 “(쇼트트랙 논란에 대해) 당장 저도 내일 경기를 앞뒀기에 뭔가 말을

 하기보다는 응원을 하고 싶다”며 “한국 선수들이 얼마나 잘하는지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이 지금 코로나19로 많이 힘든 상황이라고 안다. 

내일 좋은 경기해서 힘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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