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혼성계주 첫 금 좌절에 선수들 풀 죽어 퇴장
7일 여 500m·남 1000m 결승…분위기 반전 기대
레이스를 마친 선수들은 한동안 얼음판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첫 메달 사냥이 실패로 돌아갔다.
최민정(성남시청)·이유빈(연세대)·황대헌(강원도청)·박장혁(스포츠토토)으로 구성된 쇼트트랙
혼성계주 대표팀은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예선 1조에서 2분48초308의 기록으로 3위에 그쳐 탈락했다.
혼성계주는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종목으로 ‘쇼트트랙 강자’ 한국의 첫 메달이 예상됐다.
그러나 경기 도중 박장혁이 넘어지면서 앞서나간 팀을 따라잡지 못했다.
조 2위에 들지 못한 한국은 각 조 3위 팀 기록 순위에서도 2위 안에 들지 못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함께 1조에서 레이스를 펼쳤던 중국이 초대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죄인인 것 마냥 믹스트존을 지나쳤다.
최민정은 “다 끝나면 하겠다”고 했고 황대헌 역시 “다음에 하면 안 될까요?”라고 부탁했다.
박장혁은 “죄송합니다”라고 말했고 이유빈은 아무 말 없이 지나쳤다. 취재진도 이들을 쉽사리 잡을 수 없었다.
대표팀 선수들은 이렇게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다. 이제 첫 종목을 끝냈을 뿐이다.
한국은 혼성계주 종목이 시작되기 전 열린 개인전 예선에서는 훌륭한 기록으로 통과 티켓을 따냈다.
여자 500m에서는 최민정이 무난히 예선 통과에 성공했고 황대헌은
남자 1000m 예선에서 1분23초042로 올림픽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종목 세계 신기록(1분20초875)을 가지고 있는 황대헌은 올림픽 기록도 함께 가지게 됐다.
황대헌뿐만 아니라 박장혁, 이준서 등 남자 선수들은 모두 예선 통과 티켓을 거머쥐었다.
혼성계주는 대표팀이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도 호성적을 냈던 종목이 아니다.
한국은 지난해 열린 월드컵 1차 대회 준결승에서 2분35초951로
이 부문 신기록을 작성했지만 정작 결승에서는 동메달에 그쳤다.
외신들도 혼성계주 메달 후보에 한국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제는 아쉬움을 떨치고 남은 종목들에 집중해야 할 때다. 당장 7일 명예회복의 무대가 깔렸다.
여자 500m와 남자 1000m 경기가 준준결승부터 결승전까지 열린다.
여기서 메달이 나온다면 가라앉은 대표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마냥 쉬운 길은 아니다.
2018년 평창 대회에서 한국은 두 종목에서 입상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 여자 500m에서는 최민정의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세계 랭킹 1위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이
예선에서부터 42초379를 기록해 최민정이 4년 전 평창에서 세웠던 올림픽
기록(42초422)을 갈아치웠다. 홀로 출전해 세계의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남자 1000m에서는 기록이 월등한 황대헌에게 기대가 쏠리지만 넘어야 할 벽도 있다.
혼성계주 금메달을 따 기세가 오른 중국의 우다징, 런쯔웨이 등의 상승세가 무섭고,
미끄러운 빙질 등의 변수도 넘어서야 한다. 최민정과 황대헌을 앞세운 한국 대표팀은
최대한 부담감을 털고 자신의 레이스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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