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울산 현대가 올해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울산이 자랑했던 젊은 피들이 한꺼번에 새로운 팀을 찾아 떠났거나, 

떠나려는 비상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들의 빈 자리를 어떻게 메우냐가 우승에 도전하는 울산의 변수가 됐다.

유럽 진출을 공개적으로 갈망했던 이동경(25)이 독일 샬케04로 이적한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지만, 

동갑내기 이동준까지 독일 헤르타 베를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것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최전방 골잡이인 오세훈(23) 역시 일본 시미즈 S펄스 이적이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울산의 상징인 호랑이에 빗대 ‘호랑이 발톱이 뽑혔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젊은피 트리오’가 지난해 합작한 공격 포인트(24골·8도움)는 울산 팀 득점(64골)의 절반에 달한다.

매년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던 울산이 그 한을 풀기도

 전에 주축 선수들을 내준 것은 계약서에 보장된 ‘바이아웃’이 원인이다. 

울산은 지난 몇 년간 젊은 선수 위주로 리빌딩을 진행하면서 동기부여 차원에서 일정

 금액의 이적료만 지급되면 선수 의지에 따라 이적을 진행할 수 있는 이 옵션을 보장했다.

당시에는 구단과 선수 모두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바이아웃 금액을 정했으나 

이들이 순식간에 국가대표급으로 성장해 선수를 지키지 못하는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울산에 잔류한 나머지 젊은 선수들도 바이아웃이 포함된 

계약을 맺은 사례가 적잖다는 점에서 추가 유출 가능성도 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개막이 보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안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홍 감독은 “지금 상황이 답답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면서 “구단과 함께 최적의 대안을 찾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울산은 개막 전까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전력을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는 입장이다.

다행히 이동경의 공백은 예고됐던 문제인 만큼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일본 출신 미드필더 아마노 준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파괴하는 이동준은 스타일이 비슷한 광주FC 엄원상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엄원상 역시 광주가 2부리그로 강등된 터라 이적을 원하고 있다. 

다만 엄원상은 FC서울이 먼저 영입전에 나섰다는 점에서 비싼 몸값을 감수하거나 이적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

오세훈의 경우는 외국인 선수 영입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원래 울산은 올 겨울에 외국인 선수 한 명 그리고 여름에 한 명을 추가 영입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오세훈이 최종적으로 이적이 확정될 경우 최전방 공격수는 박주영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두 명을 한꺼번에 데려오는 쪽으로 선회했다. 울산이 원래 데려오려던 최전방 공격수는 

이달 중순 구단에 합류할 수 있을 전망이다. 홍 감독은 “시즌 초반에는 박주영을 중용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선수에게 부담은 안주는 대신 내가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