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는 독특하다. 특히 팀 성적이 기반이 되어야 

하는 투수진은 명확한 플랜이지만 다소 의아한 구석도 없지 않다.

롯데는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투수진의 불펜 피칭을 주문했다. 새로 부임한 리키 마인홀드 투수코치는 

캠프 첫날 피칭을 할 것이라고 선수들에게 통보했다. 선수들은 캠프 첫날부터 대부분 

80~90%에 가까운 몸상태로 피칭을 펼쳤다. 과거 롯데를 비롯한 대부분의 구단들이 훈련의 두

 번째 턴부터 불펜 피칭을 실시하는 것과 다른 행보다. 독특할 수 있기에 우려스러운 지점일 수 있다. 

너무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리다 보면 체력적으로 조절하는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

 마인홀드 코치도 한국 캠프의 통상적인 스케줄을 모르지 않았지만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켰고 서튼 감독 역시 동의했다.

마인홀드 코치는 “한국 캠프 문화에서 투수들이 피칭까지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몸 상태가 완전히 준비가 안된다면 시즌 시작

 1~2주 가량 지장을 줄 수 있다”라면서 “그래서 빠르게 준비하기를 원했다. 적절한 속도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개막 1주 혹은 2주 전에 준비를 끝나게 되면 시즌 개막 후 생기는 변수와 문제들을 피할 수 있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캠프 기간 동안 최대한 풀어야 한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프로세스의 포인트는 선수들이 개막전부터 확실한 준비가 된 상태로 시작하는 것이고 여러가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은 캠프 때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수들의 첫 불펜 피칭을 본 소감은 어땠을까. 기대 이상의 만족이었다.

 마인홀드 코치는 “솔직히 말하면 첫 불펜 피칭에 대한 기대는 낮았다. 모든 투수들이 준비가 완전히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모두 준비가 되어있기를 희망했는데 실제로 모두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 모두 공의 커맨드도 좋았고 무브먼트도 신경썼다. 

피로도가 증가하지 않으면서 첫 불펜 피칭을 마쳤다”라며 흡족한 마음을 전했다.

캠프 첫날부터 빠르게 피칭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반면, 롯데는 연습경기를 치르지 않는다. 시범경기 직전, 

대다수의 구단들이 적게는 3경기, 많게는 6경기 가량 연습경기를 치른다. 올해 시범경기 경기

 수가 팀당 16경기로 증가하긴 했지만 실전 감각을 쌓으려는 현장의 욕구는 달라지지 않았다.

연습경기를 목적은 경기 감각도 있지만 투수들의 실전 투구수를 늘리려는 목적도 있다. 

시즌에 돌입하기 충분한 몸을 만드는 것. 하지만 롯데는 연습경기를 생략한다. 

일찌감치 투수들의 투구수를 끌어올린 뒤 시뮬레이션 피칭으로 연습경기를 대체한다는 복안이다.

 변수가 있는 실전 경기보다는 상황을 스스로 설정하고 컨트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투수들의 대응력을 키운다는 복안이다.

서튼 감독은 “시범경기를 16경기 치른다. 대신 시뮬레이션과 청백전 스케줄을 많이 

넣었다”라면서 “선수들을 파악하기 용이하고 이닝과 특정 상황들을 컨트롤 할 수 있다. 

경기와 비슷한 상황을 만들고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보고 싶다. 실전 같은 상황의

 훈련으로 경기력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범경기와 연습경기는 시즌과 같다. 도루 연습이 필요한 선수를 예로 들면, 실전 연습이 필요한데 

도루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시뮬레이션 경기라면 1루에 주자를 둔 채 이닝을 시작할 수 있다.

 상황을 계속 설정하면서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라고 시뮬레이션 경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롯데의 독자행보이자 큰 그림이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최하위(5.37), 9이닝 당 볼넷도 

4.67개에 볼넷을 남발했던 롯데의 투수진은 천지개벽 수준으로 달라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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