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지난 4일 개막했다. 5일부턴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가 펼쳐진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곳곳에서 발목을 잡고 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코로나 관리를 위해 ‘폐쇄 루프’를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일 수십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을 상대로 매일 코로나 검사를 하고 있는데,
지난 4일까지 35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중 선수와 코치 등 선수단 확진자는 136명에 달한다.
조직위 관계자는 “개막을 앞두고 입국 인원이 늘면서 코로나 확진자도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폐쇄 루프 내 코로나 관리는 잘 되고 있다고 본다.
대회 진행에는 지장을 주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메달 후보들, 올림픽 직전 눈물
이미 유력 메달 후보들이 코로나로 이탈했다. 마리타 크라머르(21·오스트리아)는 올
시즌 여자 스키점프 월드컵 11개 대회 중 6차례 우승하며 이번 올림픽 금메달 후보 1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크라머르는 최근 독일에서 코로나에 감염돼 베이징행이 불발됐다.
크라머르는 소셜미디어에 “검사를 계속 했는데도 양성이다.
올림픽을 위해 지난 몇 년간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들여 준비했는데
하루아침에 꿈이 날아갔다”며 “잠시 쉬었다가 새 꿈을 향해 다시 뛰겠다”는 글을 남겼다.
2018년 평창 올림픽 당시 남자 스켈레톤에서 1위 윤성빈(28·강원도청)에 이어
2위에 자리했던 니키타 트레구보프(27·러시아)도 코로나에 걸려 베이징에 입성하지 못했다.
평창 올림픽 여자 컬링 결승전에서 한국의 ‘팀 킴’을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던 스웨덴 여자 컬링 대표팀도 코로나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신화통신은 “스웨덴 여자 컬링 대표팀의 소피아 마베리스(29)가
중국으로 출국하기 직전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지난 3일 전했다.
마베리스는 평창 대회 우승을 이끈 팀의 주축 멤버다.
◇베이징서 치료 중인 선수들
미국 대표팀이 개회식 기수를 봅슬레이의 엘레나 마이어스(38)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의 브리트니 보(34)로 교체한 것도 코로나 때문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마이어스는 지난달 27일 베이징에 도착했는데 이틀 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마이어스는 2010년 밴쿠버 대회 동메달,
2014년 소치와 2018년 평창에서 은메달을 딴 미국 봅슬레이의 간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종목인 봅슬레이 여자 2인승 경기가 대회 후반부인 18일에 열린다는 점이다.
치료를 받고 최소 24시간 간격으로 연속 두 차례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격리 시설에서 나와 대회 참가가 가능하다.
슬로베니아의 스노보드 선수 잔 코시르(38)도 지난달 말
베이징에 도착하자마자 받은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2014년 소치 올림픽 때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회전과 평행대회전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전 평창에서도 평행대회전 동메달을 획득했다.
코로나 때문에 눈물의 동영상을 올린 선수도 있다. 벨기에의 여자 스켈레톤 킴 메일레만스(26)는
지난달 30일 베이징 도착 후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고 지정된 호텔에 격리됐다.
그는 사흘 후 코로나 검사에서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슬라이딩센터가 있는 옌칭 선수촌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또다른 격리 시설로 옮겨졌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올림픽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리는 영상을 올렸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나서
그를 선수촌으로 옮겼다. 메일레만스는 “선수촌에 있으니깐 안전함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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