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도 열기 전에 쇼핑을 강제 종료할 판이다.

또 한 명의 '예비 FA'가 시장 진출을 거부했다. 예비 FA 중에서도 최대어로 

손꼽혔던 구자욱(29)이 삼성과 5년 총액 120억원에 다년계약을 체결하면서 잔류를 선언했다.

구자욱은 지난 해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정상급 외야수로 통산 타율 .315 118홈런 562타점 104도루를 기록 중인 팔방미인형 선수다.

삼성은 구자욱과 서둘러 다년계약을 합의한 이유로 "구자욱이 아직 20대의 나이로

 앞으로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는다"라면서 "구자욱이 야구 실력은 물론 향후

 팀의 중심이 될 리더십을 갖춘 선수라는 판단으로 다년계약을 추진했다"라고 밝혔다.

 실력 뿐 아니라 리더로서 가치도 눈여겨본 것이다.

사실 구자욱의 충성심이 없었다면 삼성과의 이른 다년계약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구자욱은 "삼성을 떠난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 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앞으로 팀이 강해지는데 집중해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팬 여러분께도 감동을 드릴 수 있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앞서 SSG도 3명의 예비 FA와 다년계약을 체결했는데 그 중 거포 외야수 

한유섬(33)도 포함돼 있다. SSG는 한유섬과 5년 총액 60억원에 다년계약을 맺었다.

한유섬도 FA 대신 다년계약을 체결한 이유로 "사실 FA라는 기회를 눈앞에 두고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했지만 SSG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컸기에 다년계약을 결정했다.

 이렇게 SSG와 함께할 수있게 돼 기쁘고 구단이 믿어준 만큼 고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반드시 팀의 비상을 이끌겠다"고 말했는데 역시 구자욱처럼 팀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SSG는 한유섬에게 주장직을 맡기며 리더십 면에서도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구자욱과 한유섬 모두 실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선수라는 것이 구단 자체의 평가다.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며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는 한화에게 가장 필요한 유형의 선수와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FA 시장 진출을 포기하면서 한화는 또 한번 FA를 통한 외야 보강이 좌절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다른 예비 FA 외야수로 채은성이 있지만 채은성은 올해 1루수로 포지션을 전환할 예정이다.

결국 육성에 '올인'해야 한다. 올해 한화는 새 외국인타자 마이크 터크먼을 

중견수로 내세워 외야의 중심을 잡게 하고 코너 외야수 2명을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대신해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대럴 케네디 코치는

 "작년에는 외야가 거의 퍼즐처럼 많은 선수들이 왔다갔다했고 특히 중견수에 많은 얼굴이 보였다. 

올해는 터크먼이 자리를 잘 잡아 외야의 사령관 역할을 하는 것과 동시에 좌익수와 

우익수에 좋은 선수가 나타나서 탄탄한 외야진이 구성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나타냈다.

비록 지난 FA 시장에서 외부 영입을 하지 않았지만 젊은 선수들에게는 크나큰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 외야진은 올해야말로 육성의 꽃을 피워야 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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