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간 올림픽만 바라보면서 달려왔던 선수들에게 대회 개막을 앞둔 시점은 말그대로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는 때다. 경기 몇 주 전부터는 먹는 것 하나부터

 철저하게 자신만의 루틴을 유지하며 경기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데 집중한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공포와도 싸우고 있다.

 감염성이 높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대유행하는 가운데 자칫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4년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어서다.

여자 스키점프의 강력한 우승후보인 마리타 크라머르(21·오스트리아)가 중국으로 넘어가기 

직전 독일에서 받은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기권했다. 크라머르는 2021~2022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점프 월드컵 여자부 경기에서 6차례나 우승한 최강자로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크라머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는 지난 몇 년간 올림픽을 준비했고, 

내 꿈을 이루기 위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투자했다”며 “내

 꿈이 하루 만에 사라진 것 같다”고 깊은 좌절감을 표현했다.

올림픽 참가자들은 중국으로 출국하기 96시간, 72시간 전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 

음성확인서를 베이징 공항에서 제출해야 한다. 최근 확진 경력자는 완치되더라도 중국 입국시 

최소 5차례 음성 판정 결과를 내야 한다. 일단 확진 판정을 받으면 경기 출전이 쉽지 않다. 

만약 회복하더라도 정상적인 훈련이 어려워 선수들 컨디션 관리에는 치명타다. 

감염 위험성이 커 동료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불안감도 동반된다.

세계 랭킹 1위 미국 봅슬레이 선수인 엘라나 마이어스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베이징 

현지에 격리돼 출전이 불투명하다. 마이어스는 2010년 밴쿠버에서 동메달,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마이어스는 다행히 첫 경기 

일정이 10일 시작하는 종목이라 극적인 합류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스켈레톤에 출전하는 러시아의 니키타 트레구보프, 블라디슬라프 세메노프도 코로나19 양성 

반응으로 대회 출전이 어려워졌다. 트레구보프는 2018년 평창 대회 스켈레톤 은메달리스트다. 

러시아에서는 바이애슬론 선수인 발레리아 바스네초바도 

베이징 도착 이후 코로나19 양성 반응으로 격리됐다.

또 스노보드 알파인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잔

 코시르(슬로베니아) 역시 1월말 중국 도착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3일에는 평창 대회에서 한국의 ‘팀 킴’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던 스웨덴 여자컬링 대표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대표팀의 리드인 소피아 마베리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스웨덴 대표팀은 비상이다. 

마베리스의 올림픽 출전이 최종 무산될 경우 예비 선수를 

투입해 10일부터 열리는 예선전을 치를 계획이다.

캐나다 국적의 피겨스케이팅 챔피언 키건 메싱도 중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두 차례 

PCR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메싱은 4일 시작하는 단체전 출전 의지를 꺽지 않고 있다.

대회 현장을 찾으려던 각국 올림픽 관계자 확진 소식도 줄잇는다. 개막식을 찾은 예정이더 브리지트 

엔리케 프랑스올림픽위원회(CNOSF) 위원장을 비롯해 선수단 요리사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출국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마 테르호(핀란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도 총회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으로 격리됐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는 2일 하루 동안 코로나19 확진 32건이 추가로 나왔다고 알렸다. 

지난달 23일 올림픽 참가자 및 관계자와 지역민을 완전히 분리해 방역하는 

‘폐쇄 루프 시스템’을 도입한 뒤로는 코로나19 확진 사례는 총 232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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