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WAA(전미야구기자협회)가 지난달 26일(이하 한국시각) 발표한 명예의 전당(HOF) 

투표 결과에서 75%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는 단 한 명, 데이빗 오티스 뿐이었다.

오티스는 77.9%의 득표율로 자격 첫 해를 맞아 가까스로 HOF 입성 문턱을 넘었다. 

반면 오티스와 나란히 생애 첫 후보에 오른 알렉스 로드리게스(A로드)는 34.3%의 

득표율에 그쳐 훗날을 기약하게 됐다. 두 선수 모두 선수 시절 PED(경기력향상약물) 

스캔들에 연루돼 오점을 남겼지만, BBWAA는 A로드의 '죄'가 훨씬 무겁다고 봤다. 

A로드가 통산 성적에서 오티스를 압도하지만, PED의 도움을 받은 게

 너무도 뚜렷하다는 것이다. BBWAA의 대체적인 정서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미국 최대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의 평가는 확연히 달랐다. 

ESPN의 '올타임 메이저리거 톱100' 코너에서 A로드의 순위가 오티스를 크게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ESPN이 3일 공개한 26~50위에서 A로드는 26위에 올랐다. 

전날 발표한 51~100위에서 63위로 평가받은 오티스보다 37단계나 높은 위치다.

ESPN은 순위 선정 방식에 대해 '12명의 기자와 편집자가 통산 WAR, HOF 헌액 여부, 

전성기 활약상, 메이저리그 기여도 등을 평가해 200여명을 뽑은 뒤 선수 

2명을 맞대결시키는 방식으로 2만여 차례의 투표를 벌여 순위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통산 성적 못지 않게 HOF 헌액 여부와 메이저리그 기여도가 중요한 평가 항목에

 포함됐음에도 A로드의 순위는 로베르토 클레멘테(27위), 데릭 지터(28위), 요기

 베라(39위), 토니 그윈(44위), 스즈키 이치로(46위) 등 PED와 무관한 레전드들보다 높았다.

ESPN은 '17세때 전체 1순위로 지명된 A로드는 강한 어깨와 우아한 수비를 

자랑하는 유격수로 믿을 수 없는 타격 기술도 갖춘 타자였다'면서 '3번의 MVP, 

2번의 골드글러브, 10번의 실버슬러거 등은 그를 위대하게 만들었고, 2004년 양키스

 이적 후 3루수로 옮기며 지터의 존재감을 살려줬으며 

2009년엔 월드시리즈 우승도 맛봤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ESPN은 'A로드가 이룬 업적은 PED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판명나 

2014년 시즌을 통째로 출전 금지 당하는 징계로 얼룩졌다. 그는 커리어 초반에 PED를 사용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후로는 그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며 PED 관련 커리어도 언급했다.

한편, PED 스캔들에 발목이 잡혀 지난달 HOF 입성에 최종 실패한 배리 본즈와 로저 클레멘스는 

이날 공개된 순위에도 포함되지 않아 4일 발표 예정인 1~25위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ESPN은 이 순위에서 PED 사용 여부에 가중치를 크게 두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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