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지지 않아 명단을 몇 번이나 확인했다.”
한화에 이상혁(21)이라는 신인 내야수가 있다. 유명 프로게이머인 ‘페이커’ 이상혁과 같은
이름으로 눈길을 끄는 그는 고교와 대학 시절 두 번의 드래프트에서 선택을 받지 못한
미지명 선수다. 지난해 드래프트 후 육성선수로 한화와 계약했지만 아직 정식선수는 아니다.
KBO 육성선수는 5월부터 정식선수 전환이 가능하다. 대부분 신인 육성선수들은 2군이나 육성군
캠프에서 준비한다. 그런데 이상혁은 지금 한화 1군이 있는 거제 캠프의 일원으로
함께하고 있다. 한화의 1군 캠프 46명 중 신인은 4명인데 육성 신분은 이상혁이 유일하다.
이상혁은 “1군 캠프에 합류한다는 말을 듣고 솔직히 믿어지지 않았다. 명단을 몇 번이나 확인했다”며
“운동장에 나와 진짜 1군 선배님들과 훈련을 하니 이제 조금씩 실감이 난다.
훈련이 자유로우면서도 체계적으로 진행돼 정말 프로에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장안고-강릉영동대 출신의 우투좌타 내야수 이상혁은 지난해 대학리그에서 29경기 타율
3할5푼 21안타 11타점 20도루를 기록했다. 삼진은 13개밖에 없고, 사사구 19개를 얻어내
출루율은 무려 5할에 달한다. 그러나 174cm, 65kg 작은 체구로 드래프트에서 외면받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한화가 육성선수로 이상혁에게 기회를 줬다. 이상혁의 주 포지션은 2루수와 유격수.
젊은 내야수 자원이 꽤 풍부한 한화이지만 이상혁의 빠른 발과 주루
센스에 주목했다. 한화는 내야에 발 빠른 선수가 부족하다.
지난해 가을 대전에서 있었던 신인 마무리캠프 기간에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눈에 들었다.
수베로 감독은 발 빠르고 적극성 있는 선수를 좋아한다. 이번 1군 캠프 합류도 “직접 보고 싶다”는
수베로 감독 의견으로 이뤄졌다. 베네수엘라 현지 사정으로 여권 배송이 지연된 수베로
감독의 캠프 합류가 늦어지고 있지만 조만간 감독 앞에서 직접 존재감을 보여줄 기회가 왔다.
이상혁은 “기쁜 것도 사실이지만 이 기회를 살리기 위해 정신 바짝 차리고 훈련에 임하려 한다.
쉽지 않은 기회를 얻은 만큼 반드시 살리고 싶다”며 “5월에 (1군에서) 팬 여러분들을
뵐 수 있도록 절실한 마음으로, 부상 없이 캠프를 완주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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