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은 최종 명단에 포함시키지 못한 선수들까지 모두 신경쓰고 있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7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간) 레바논
시돈에 위치한 사이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레바논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17점을 확보하며 조 2위를 굳건히 지켰다.
경기 자체는 쉽지 않았다. 최악의 잔디 상태와 상대의 거친 플레이로 인해 선수들은 원하는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특히 벤투 감독은 선발 출전한 11명의 선수들을 모두 교체하지 않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체력적으로 힘들 법도 하지만 이재성, 황인범 등 중원 자원들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팀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현지 기준 30일 오전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 앞에 선 이재성은 이 부분에 대해
"저와 (황)인범이 모두 경기장에서 많이 뛰는 스타일이다.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라고 생각하며,
이것이 우리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전지 훈련을 마치고 돌아간 7명을 위해 뛰어달라고 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뛰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벤투 감독이
선수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벤투호는 지난 9일부터 터키에서 최종 예선 대비 전지 훈련을 실시했다. FIFA가 지정한 공식 A매치
기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의무 차출 규정이 발동되지 않아 해외파들을 제외한 K리거들이 주축을 이뤘다.
약 2주 가량의 훈련을 소화하며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 뒤 최종예선을 앞둔 명단이 공개됐다.
황의조, 김민재, 황인범 등 해외파들이 합류하면서 자연스럽게 전지 훈련에 참가한 선수들 중
일부는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결국 조영욱, 고승범, 이영재,
정승현, 최지묵, 엄지성, 김대원이 명단에서 제외됐다.
벤투 감독이 레바논전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이들을 위해 뛰어달라고 주문한 것.
마지막까지 동행하지는 못했지만 벤투 감독은 터키에서 동고동락하며 함께
땀을 흘려준 선수들을 잊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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