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출신의 경험을 살려 홈플레이트 뒤에서 벌어지는 일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타자와 포수의 심리 싸움, 포수와 심판의 대화 등 다른 관점에서 보는 야구를 전하고 싶습니다."
레전드 포수 출신 김동수가 해설위원으로 변신한다.
김동수 해설위원은 올 시즌부터 SBS 스포츠와 계약을 맺고,
중계방송과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으로 야구팬과 만날 예정이다.
김 위원은 이만수, 박경완과 함께 KBO리그 40년 역사상 최고의 포수로 거론된다.
1차지명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1990년 바로 주전 포수 자리를 차지했고,
신인왕과 함께 팀의 창단 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1994년에도 '신바람 야구'의 일원으로 팀의 두 번째 우승을 함께했다.
LG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우승과 마지막 우승을 모두 경험한 멤버다.
2000년대에는 현대 유니콘스 소속으로 우승반지 2개를 더했다.
은퇴 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배터리코치와 LG 2군 감독-스카우트-퀄리티
컨트롤 코치-2군 타격코치-1군 수석코치 등 다양한 역할을 거쳐 해설위원이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 됐다.
현재 4개 스포츠전문 채널 해설자 가운데 포수 출신은 김동수 위원이 유일하다.
흔치 않은 포수 출신 해설가로서 색다른 관점의 해설이 기대된다.
여기에 지도자와 프런트로서 다양한 역할, LG 외에 삼성-SK-현대-넥센
등 여러 팀에서 겪은 다채로운 인연과 에피소드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프로야구 신인 때만큼 설레는 마음으로 해설 데뷔전을 기다리는 김동수 위원의 얘기를 들어봤다.
해설위원 데뷔는 잘 준비하고 계신가요.
세 번 정도 리허설을 했습니다. 녹화한 중계방송 화면을 보면서 정우영 캐스터와 두 번 맞춰보고,
윤성호 캐스터와도 한 번 함께 해봤습니다.
적성에 맞으십니까.
힘들죠. 야구보다 더 힘든 것 같습니다(웃음). 경기 상황을 보고 바로바로 얘기하는 게 쉽지가 않네요.
제 생각을 그냥 말로 하는 건 어렵지 않은데,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바로 전달하려니까 어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말도 조리있게 해야 하고요.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방송 쪽 일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막연하게 생각은 했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포수 출신 중에는 해설위원이 거의 없었잖아요.
예전에 현재윤이 잠깐 해설한 것 외에는 거의 투수 출신 아니면 내야수나 외야수 출신인데,
포수의 관점에서 야구를 해설한다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어요.
그러다 LG에서 나온 뒤 SBS 스포츠로부터 해설 제의를 받게 됐습니다.
현 시점에서 유일한 포수 출신 해설위원입니다. 포수 출신 해설의 장점이라면 뭐가 있을까요.
제가 포수 출신인 만큼 포수의 관점에서 본 야구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겁니다.
SBS에서도 그 점을 생각해서 제게 해설을 제안했을 겁니다. 다른 해설위원들 다들 잘하시지만,
아무래도 포수의 마음이나 벤치의 생각은 직접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 수가 없잖아요.
제가 투수와 항상 호흡을 맞췄다고 해도 투수 출신만큼 투수 심리를 알지는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아마도 이렇지 않을까'라고 하는 게 아니라, 직접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실감나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지도자와 프런트로 다양한 역할을 경험한 것도 해설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네, 배터리 코치도 해봤고 2군 감독도 해봤습니다. 스카우트와 퀄리티 컨트롤 코치도 해봤고요,
타격 파트와 수석코치도 맡아봤어요. 여러 가지를 다양하게 해봤으니까 경험을 잘 살려서 해볼 생각입니다.
특정팀 색이 강한 해설위원은 종종 '편파해설을 한다'는 오해를 사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LG 한 팀에만 머물지 않고 삼성,
SK, 현대, 넥센 등 여러 구단을 경험한 것도 장점일 것 같은데요.
해설하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코치로서도 다양한 포지션을 맡아봤고,
팀도 여러 팀을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어요.
한 포지션이나 한 팀에만 머물렀던 분들에 비하면 얘기할 거리가 많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LG 색이 강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웃음).
해설위원 중에는 친정팀 경기를 중계할 때 일부러 더 혹독하게 비판한다는 분도 있던데,
만약 LG 경기를 중계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말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나올 수 있긴 하겠지만…그래도 편파라는 소리가 나오게 해선 안 되겠죠(웃음).
당연히 조심해야 하고, 냉정하게 보려고 노력할 겁니다.
해설 공부를 꽤나 열심히 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시작이니까 많이 배워야 하고, 정보도 많이 쌓아둬야죠.
거의 매일마다 아침저녁으로 예전 경기 중계방송을 돌려보면서 혼자 연습하고 있습니다.
PD님과 캐스터 분들도 많이 도와주시고요.
좋은 해설에는 해설자 본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제작진과 캐스터의 역량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아무리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자랑하는 야구인도 PD와 캐스터가 받쳐주지 않으면 실력 발휘를 하기 어렵습니다.
그 점에서 좋은 방송사와 국내 최고의 캐스터 중 하나로 꼽히는 정우영 캐스터를 만난 건 행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해설 시작하고서 PD, 캐스터가 중요하다는 얘길 많이 들었습니다. 함께하는 호흡도 중요하고, 서로 믿고 가야겠죠.
다행히 정우영 캐스터가 정말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PD님도 어떤 식으로 해설을 하면 좋을지 여러 피드백을 주시고요.
피드백을 받으면 집에 와서 배운 대로 다시 연습해 봅니다.
1월 한 달간 정말 바쁘셨겠네요. 해설 준비만 해도 할 일이 많은데,
1월 10일부터 24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린 'KBO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에 지도자로 함께 했으니까요.
KBO로부터 제안을 받고 방송사에 알렸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매일 훈련이 있긴 해도 아침 저녁으로 남는 시간이 있어서, 그 시간을 활용해서 해설 공부를 했습니다.
과학적인 분석 프로그램과 프로 출신 지도자들의 현장 경험을
접목시켜 유소년 야구 발전에 도움을 주려는 목적의 행사입니다.
행사 취지가 굉장히 좋던데요.
과거에도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올해는 중학교 1학년 진학하는 리틀야구 대표팀 상비군 선수들이 대상자였습니다.
함께하면서 좋은 선수가 참 많다고 느꼈습니다. 그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어서 좋았고요.
이번에 참가한 한 유소년 선수는 "유명한 지도자들과 훈련해 정말 신기했다"는 소감을 말했다고 합니다.
저도 어릴 때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에 유명한 선수들이 오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거든요.
야구 지도도 받고, 같이 얘기도 나눴던 기억이 지금 생각해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 함께한 친구들에게도 그처럼 좋은 경험으로 남았으면 합니다.
또 참가한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꾸준히 관찰하고,
이런 캠프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이번에 직접 지도한 선수가 나중에 프로 선수로 성장해서,
김 위원님이 그 경기를 해설하는 장면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해설위원으로 데뷔하는 올해, 시청자들에게 어떤 해설을 선보일 생각입니까.
실제 방송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긴장되네요(웃음).
남들이 보지 못하는 홈플레이트 뒤의 장면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타자와 포수의 심리싸움, 포수와 심판 사이에 오가는 대화 등 다른
해설위원과는 다른 관점에서 보는 야구를 전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1994년 LG 트윈스의 마지막 우승 멤버입니다.
마지막 우승으로부터 벌써 28년이 지났습니다.
너무 오래돼서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웃음).
그래서 하는 질문입니다. 올 시즌 LG 트윈스 우승 가능할까요.
해설위원으로서 객관적인 예상을 듣고 싶습니다.
이번에 박해민 선수도 보강하고 김현수 선수도 잔류했잖아요.
케이시 켈리와 아담 플럿코라는 원투펀치도 갖추고 있고요.
여기에 확실한 3선발만 완성된다고 하면,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무엇보다 부상 선수가 나오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선수진을 구성해도 부상 선수가 나오면 아무것도 안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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