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발로텔리의 이탈리아 대표팀 복귀가 화제다.
다만 대표팀 캠프에는 돌아오지만 A매치를 뛸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2부 리거를 포함한 국내파 위주 명단에 발로텔리가 포함돼 있다는 점을 봐도 이번 복귀는 '마지막 기회'에 가깝다.
▲ 욕하고 싸우다가 갑자기 스킨십… 발로텔리와 만치니 감독의 질긴 인연
이탈리아축구협회(FIGC)가 발표한 1월 소집훈련 명단에 발로텔리가 포함됐다.
발로텔리는 터키 쉬페르리그에서 8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약 112분당 1공격포인트에 해당한다.
발로텔리의 선발 소식은 '은사' 만치니 감독과의 질긴 인연을 돌아보게 한다.
그 시작은 인테르밀란 시절인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만치니 감독은 청소년 대표도 아니었고,
인테르 유소년 팀으로 이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발로텔리의 재능에 주목했다.
2007년 12월 만치니 감독의 지지를 받으며 데뷔전을 치렀고,
사흘 뒤에는 코파이탈리아 레지나전에서 2골을 넣으며 본격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발로텔리는 첫 시즌에 세리에A 3골, 코파 4골을 기록했다.
만치니 감독은 그 시즌을 마치고 떠났지만, 둘은 맨체스터에서 재회하게 된다.
2010년 만치니 감독이 이끌던 맨체스터시티로 발로텔리가 이적했다.
2011-2012시즌 아직 22세였던 발로텔리는 로테이션 멤버로서 EPL 13골을 넣으며 기대를 부풀렸다.
리그 최종전 유명한 역전승을 거둘 때, 추가시간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것도 발로텔리였다.
이 시기 만치니 감독의 속을 많이도 썩였다.
갈수록 심해지는 기행과 잉글랜드 매체의 자극적인 보도가 맞물리면서 자동차 몰고 여성 교도소 난입,
어린 동료에게 다트 던지기, 실내 불꽃놀이로 인한 화재 등 온갖 논란을 만들었다.
경기 중에도 태도 문제는 여전했는데, 다른 선수와 싸우는 것도 문제였지만,
친선경기에서 성의 없는 뒤꿈치 슛으로 득점 기회를 날려버리자마자 교체 당한 일이 특히 유명하다.
당근과 채찍으로 발로텔리를 길들여보려 했던 만치니 감독은 결국 포기했고,
발로텔리는 2013년 1월 AC밀란 임대를 통해 만치니 감독과 결별했다.
그러나 질긴 인연은 만치니 감독이 이탈리아 지휘봉을 잡은 2018년부터 다시 시작됐다.
당시 만치니 감독은 위기에 빠진 이탈리아를 재건하기 위해 폭넓은 선수 실험을 했는데 1기 멤버로 발로텔리가 선발됐다.
발로텔리로서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이 끝나자마자 대표팀에서 배제됐다가 무려 4년에 돌아온 것이었다.
마침 2017-2018시즌 니스에서 프랑스 리그앙 18골을 몰아치며 개인 최다골을 경신한 상태라 자격도 충분했다.
만치니 부임 이후 첫 골도 발로텔리가 기록했다. 다만 부임 직후 두 차례 선발이 전부였다.
둘의 관계를 가까이서 지켜봤던 세르히오 아구에로는 '마치 아버지와 아들 같았다'고 묘사했다.
동료가 다 있는 가운데서 서로 모욕을 퍼부으며 말싸움을 하다가도,
훈련이 끝나고 돌아갈 때면 서로 어깨동무를 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선수 시절 전설적 선수였고 몸 관리도 잘 한 만치니 감독이 미니게임에 직접 참여할 때가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발로텔리는 "당신은 선수 시절에도 엉망이었고 지금은 더해"라고 막말을 해서 주위 선수들을 경악시켰다고 한다.
▲ 발로텔리, 대표팀 '1군'이 아닌 '도전자' 팀에 합류
다만 발로텔리를 3년 만에 발탁한 것이 곧 A매치 복귀로 이어지진 않는다.
이번 1월 A매치 기간 동안 여러 유럽 국가는 경기를 갖지 않는다.
그래서 만치니 감독은 국내파 위주로 3일 동안 훈련하며 관찰할 선수 35명을 소집했다.
국내파가 아닌 선수는 발로텔리 한 명뿐이다.
오히려 베테랑이자 해외파인 발로텔리 입장에서는 자존심을 굽히고 들어온 것에 가깝다.
이번 명단에서는 해외파인 잔루이지 돈나룸마, 에메르송 팔미에리,
조르지뉴, 마르코 베리티가 빠진데다 국내파 중에서도 레오나르도 보누치,
프란체스코 아체르비, 페데리코 키에사 등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상태다.
그래서 A매치 경력이 없는 선수가 3명이고, 출장 횟수가 10경기 미만인 선수는 10명이나 된다.
그 중에는 명문 구단 소속 청소년 대표지만 현재 2부 크레모네세로 임대 가 뛰고 있는 마르코 카르네세키,
니콜로 파졸리가 포함돼 있다. 청소년 대표 출신이지만 최근 컨디션이 A대표급이라고 보긴
힘들었던 루카 펠레그리니도 선발됐다. 실험적 성격이 강한 선수단이다.
최근 활약상을 볼 때, 치로 임모빌레를 대체할 스트라이커를 물색한다면 발로텔리보다 주앙 페드루,
잔루카 스카마카에게 먼저 기회가 갈 것으로 보인다. 페드루는 세리에A에서 수준급 공격수로
꾸준히 활약해 오다가 이번에 브라질이 아닌 이탈리아 대표를 택했다.
스카마카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장신 스트라이커 유망주다.
▲ 이제 악동은 아니다, 그저 축구 스타일이 아쉬울 뿐
발로텔리는 자녀를 얻고 온갖 논란을 견뎌내면서 최근에는 그리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선수가 됐다.
니스에서 두 시즌 연속으로 훌륭한 득점력을 발휘할 때는 불량한 태도에 대한 논란도 사그라 들었다.
발로텔리는 대표 선발을 맞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대표로서 전성기였던 유로 2012 골 세리머니 사진을 올리며 파랑 하트를 남겼다.
또한 "나는 잘 지내고 있다. 31세에 대표팀에 선발되는 건 평범한 일이다.
이탈리아가 월드컵에 진출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만치니 감독에 대해서는 "날 데뷔시켜 준 사람이다.
언젠가 내가 은퇴하는 날에도 그 모습을 지켜봐줬으면 좋겠다"라는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나 논란이 가신 뒤에도, 신체능력과 킥력에만 의존하는 플레이스타일까지 바꾸진 못했다.
득점력에 비해 팀 기여도가 낮은 편이다. 발로텔리는 골을 꽤 넣긴 했지만,
쉬페르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경기당 3.8회나 슛을 '난사'했다.
함께 선발된 공격수들을 실력으로 밀어내긴 힘들어 보인다.
전설적 공격수 크리스티안 비에리는 스트리밍 방송에서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이다.
더 자격을 갖춘 선수가 많다. 지난 시즌부터 발로텔리의 경기를 많이 봤는데 운동선수의 몸이 아니었다.
아예 움직이지도 않았다. 발로텔리의 슛 능력은 뛰어나고,
직므은 살을 좀 뺀 것 같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라고 비판했다.
▲ 이탈리아 1월 소집훈련 명단(35명)
골키퍼(4) : 마르코 카르네세키(크레모네세),
알레시오 크라뇨(칼리아리), 알렉스 메레트(나폴리), 살바토레 시리구(제노아)
수비수(12) : 알레산드로 바스토니(인테르밀란), 크리스티아노 비라기(피오렌티나),
다비데 칼라브리아, 알레산드로 플로렌치(AC밀란), 조르조 키엘리니, 마티아 데실리오,
루카 펠레그리니(유벤투스), 조반니 디로렌초(나폴리), 루이스 펠리페(라치오),
잔루카 만치니, 하파엘 톨로이(AS로마), 조르조 스칼비니(아탈란타)
미드필더(9) : 니콜로 바렐라, 스테파노 센시(인테르), 브라이안 크리스탄테(로마),
니콜로 파졸리(크레모네세), 다비데 프라테시(사수올로), 마누엘 로카텔리(유벤투스),
마테오 페시나(아탈란타), 사무엘레 리치(엠폴리), 산드로 토날리(밀란)
공격수(10) : 마리오 발로텔리(데미르스포르), 도메니코 베라르디, 자코모 라스파도리,
잔루카 스카마카(사수올로),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유벤투스), 치로 임모빌레,
마티아 차카니(라치오), 로렌초 인시녜(나폴리), 주앙 페드루(칼리아리), 니콜로 차니올로(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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