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자리에서 외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IBK기업은행 김희진의 책임감은 한없이 커져만 간다.
21일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KGC인삼공사와 4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비시즌 때부터 아포짓 자리에서 훈련하면서 체력을 만들어놨다면 괜찮았을 텐데...
”라면서 “체력 소모량이 많다. 볼 때마다 아찔할 정도로 안쓰러워 보인다”라고 전했다.
희진은 시즌 초와 달리 아포짓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대체 외인 달리 산타나가 윙스파이커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김희진이 큰 공격을 도맡고 있는 것.
감독의 걱정과 달리 김희진은 이날 훨훨 날았다. 블로킹 5개,
서브 1개를 묶어 18점(성공률 44.82%)으로 맹활약했다.
IBK기업은행은 세트스코어 3-0(25-19, 25-16, 25-12) 말끔한 승리로 기분 좋은 올스타 휴식기를 갖게 됐다.
경기 후 김희진은 “확실히 페퍼저축은행전보다는 회복됐다.
아무래도 그때는 버스 타고 이동했다. 보기보다 내가 예민한 편이다. 잠을 못 잤다.
이번에는 휴식을 가져서 컨디션은 괜찮다. 앞으로 5~6라운드에 체력 관리를 더 잘 해야 할 듯하다”라고 했다.
김호철 감독과 함께 한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김희진은 “좋다. 공격수에게 많은 걸 주문하시지만,
한 번에 캐치할 수 있도록 쉽게 알려주신다. 세터 출신이다 보니, 하경이랑 진이한테 공격수가 편하게 때릴 수 있게 요구하신다.
우리가 세터에게 주는 부담이 줄었다”라고 돌아봤다.
플레이 자체에서 남자배구 향기가 물씬 난다는 김희진. 그는 “플레이에서 여자배구와는 다른 것 같다.
남자배구와 흡사하다. 농담 삼아 선수들끼리 ‘한국말 하는 라바리니 감독님’이라고 한다,
열정적이시고 연구를 많이 하시는 것도 닮았다”라며 웃었다.
배구에 관해서는 호랑이다. 김희진은 “무서울 때는 배구할 때다.
플레이가 잘 나오지 않을 때 한마디 하시면 정신이 다시 돌아오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한방을 책임져야 할 아포짓. 김호철 감독은 공격에 힘을 실어라는 주문을 많이 한다.
김희진도 동의했다. 그는 “감독님이 세게 때리라고 주문하신다.
아무래도 아포짓은 외인 역할을 해야 하니까 상대 블로커가 2명 이상 따라온다.
기술로 뚫기는 한계가 있어 주문하시는 것 같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무식하게 때리려고 노력한다”라고 했다.
배구에 대해선 단호함 자체지만, 경기 외적으로는 다르다. 김희진은 김호철 감독을 두고 “굉장히 귀여우시다.
선수들이 다가가기 편하게 해주신다. 놀릴 때도 다 받아주신다. 얼마 전에 이모티콘 선물을 드렸는데,
단톡방에서 많이 쓰시고 대화하려고 하신다”라고 전했다. 김호철 감독은 “이모티콘을 보내면서 ‘닮았다’,
‘안 닮았다’라면서 장난을 치더라”라며 웃었다.
쉼 없이 달려온 일정. V-리그는 22일부터 6일간 올스타 브레이크를 가진다.
김희진은 올스타 휴식기를 알차게 쓰겠다는 각오다. “몸을 더 철저히 만들어서,
젊은 선수, 외인들과 견줄만한 파워를 갖추겠다. 기술도 가질 나이다. 기술뿐 아니라 힘으로도 뒤지지 않게 하겠다. 욕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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