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까지 120~140야드 남긴 러프. 지난해 박민지(24·NH투자증권)는 이 상황에서 열 번 치면 거의 일곱 번을 그린에 올렸다.
그린 적중률 69.57%. 지난 2020년 자신의 기록인 60%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더 정확해졌다.
지난해 6승을 쓸어 담으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역대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약 15억 2,100만 원)마저 쓴 박민지의 ‘대세’ 비결은 뭘까.
데이터가 말하는 비결은 위기 관리와 클러치 능력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타수를 지켜내거나 오히려 줄였고 넣어야 할 때는 반드시 넣었다.
골프 통계 업체 CNPS가 최근 각 선수에게 제공한 ‘2021 KLPGA 선수 데이터 리포트’에 따르면 박민지는 핀까지
140~160야드 거리의 러프에서 그린에 올렸을 때 홀까지 평균 6.87야드를 남겼다.
2020년의 11.86야드보다 4.99야드를 앞당겼다. 페어웨이를 놓친 상황에서 그 전보다 버디 가능성을 부쩍 높여 놓은 것이다.
페어웨이에서 180~200야드의 긴 거리를 남겼을 때도 박민지는 66.67%의 확률(2020년 44.44%)로 그린에 올렸다.
그린 주변 벙커에서 타수를 잃지 않는 확률 또한 눈에 띄게 높아졌다.
10~20야드 거리에서 샌드 세이브율이 42.11%(2020년 33.33%)다. 이 거리의 벙커에서 핀 1.81야드에 멈춰 세웠다.
30야드 남짓한 거리에서 스크램블링(그린을 놓치고도 파 또는 그보다 좋은 성적으로 막는 확률)은 47.06%에 이른다.
전년 대비 13.73% 포인트나 좋아졌다. 40~50야드의 어프로치 샷을 하면 핀 3.55야드(2020년 7.37야드)에 붙였다.
그린 적중 때 퍼트 성공률은 25.27%로 전체 선수 평균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지만 ‘애매한’ 거리에서 무서운 집중력을 드러냈다.
4~5야드 퍼트 성공률이 35.23%나 된다. 전년 대비 9.62% 포인트 정교해졌다. 승부의 흐름이 걸린 무빙데이 3라운드에 퍼트
감이 쭉 올라가는 것도 눈에 띈다. 박민지의 3라운드 퍼트 수는 28.69개로 다른 날보다 월등히 적다.
20야드 이상 거리에서 3퍼트 확률을 33.33%에서 20%로 끌어내린 것도 특기할 만하다.
2020년 상금 랭킹 84위에서 지난해 7위로 뛰어오르며 기량발전상을 받은 김수지(26·동부건설)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였다. 파4·파5 홀 티샷 거리가 15.31야드나 늘었고 80~100야드
거리의 러프에서 그린 적중률은 전년 대비 25.86% 포인트 높아진 75.86%다. 60야드 안쪽에서 버디 확률은
25.51% 포인트 나아진 46.94%, 15~20야드에서 3퍼트 확률은 불과 11.54%다. 2020년보다 14.55% 포인트나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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