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보다 위대한 플레이를 거듭하는 KB손해보험 케이타의 다음 시즌 행선지는?’
섣부른 얘기 같지만, 케이타는 21세의 싱싱한 몸과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언제든 V리그를 떠날 수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에도 이탈리아 페루자, 일본 JT 등에서 관심을 보였다.
18일 현재 V리그 단일시즌 최다득점 기록(1282득점)까지 425득점을 남겨둔 케이타는
KB손해보험이 먼저 포기하지 않는 이상 V리그의 다른 팀에선 데려갈 수 없다.
한 팀에서 연속해서 2시즌을 뛰고 나면 다시 트라이아웃에 나가야 하는 규정마저 사라져 칼자루는
KB손해보험이 쥐고 있다. 다만 다른 변수가 있다. 바로 세금이다.
V리그 규정에 따라 남자 외국인선수는 계약 첫해 40만 달러(약 4억7000만 원),
재계약 시 55만 달러(약 6억5000만 원)를 받는다. 지난해 2월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 의결됐다.
당시 이사회는 남녀 외국인선수의 연봉을 세금 포함으로 통일했다.
여자부 외국인선수는 V리그 첫 시즌 몸값을 16만 달러→20만 달러,
재계약 시 21만 달러→30만 달러로 올렸다. 남자부 외국인선수는 첫 시즌 31만 달러,
2번째 시즌 36만 달러에서 각기 40만 달러, 55만 달러로 상향했다. 세금 때문이다.
이 때 케이타와 알렉스(우리카드)는 2020~2021시즌에 뛴 외국인선수가 같은 팀과 재계약하면
60만 달러(약 7억1000만 원)를 받는 예외조항을 적용받았다.
2018년 7월 국세청은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활동한 많은 외국인선수가 세금을 미납한 채 출국하자 원천징수 비율을 3.3%에서 22%로 높였다.
새로운 세법이 적용되면서 그동안 직접 세금을 내오던 V리그 여자부 외국인선수들이 먼저 영향을 받았다.
손에 쥐는 돈이 갑자기 줄자 불만이 나왔다. 그래서 구단들이 줄어든 액수를 보존해줬다.
외국인선수들은 다음해 5월 종합소득세도 신고해야 하는데, 자신이 받는 액수에 비례해 추가로 세금을 내야 한다.
남자부는 지난해까지 구단이 세금을 책임졌기에 영향이 크지 않았다.
2021~2022시즌 계약부터 새 규정대로 적용하면 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2년차 이후 재계약 외국인선수의 몸값은 변함이 없다. 이를 선수가 받아들이면 되지만,
떼어내는 돈은 훨씬 많아진다. 여기에 국세청에서 인정해주는 공제액도 점점 줄어든다.
또 국내에서 많은 돈을 벌수록 세율이 높아진다. 3억~5억 원은 40%, 5억 원 이상은 42%다.
이런 여러 이유로 V리그에 오래 있을수록 외국인선수의 실수령액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케이타, 알렉스, 켈시(도로공사)가 계속 V리그에 남을지 말지를 결정할 때 세금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KB손해보험의 우승을 위해 V리그에 남은 케이타를 페루자에선 여전히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자금력도 갖추고 있다.
다만 페루자는 레프트에서 뛸 선수를 원한다. 리시브 부담을 견뎌내야 하는 대목은 케이타가 고민해야 한다.
KB손해보험에 다행인 사실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상황이 나빠진 일본 팀들은 돈을 많이 쓸 수 없다.
도쿄가스가 모기업인 FC도쿄는 시즌 불참까지 선언했다. 터키리그도 리라화의 가치가 급락해 구단들이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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