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 15일 OK금융그룹-우리카드의 2021~2022시즌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
세트스코어 2-2로 팽팽히 맞서 돌입한 5세트에서 OK금융그룹 주전 세터 곽명우는 사실상 '몰빵 배구'를 펼쳤다.
부상에서 돌아온 레오에게만 주구장창 토스를 배달했다. 레오의 공격 점유율은 94.44%. 모든 공격을 레오에게 집중시킨 것.
다행히 레오가 11득점, 공격 성공률 64.71%를 기록하면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장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승리에도 웃지 않았다. 석 감독은 "사실 중앙에 키 큰 선수들이 있어서 편안하게
속공으로 맞추면 되는데 굳이 백A 퀵오픈으로 레오에게 맞추더라"며 "명우가 부담이 많다. 당시 레오에게 모두 올리면 세터로서 욕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기고 싶으니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라며 제자를 감쌌다.
그러나 지난 18일 삼성화재전에서도 곽명우의 경기 운영은 변하지 않았다. 이날 레오의 공격 점유율은 55.88%. 절반이 넘는 수치였다.
물론 이날 레오를 제외하고 차지환 조재성 박승수 등 OK금융그룹의 토종 공격수들은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때문에 곽명우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레오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지긴 했다. 다만 '몰빵 배구'가 삼성화재 블로커들에게 간파되고,
경기 초반 블로킹 위에서 내리꽂던 레오의 공격이 막히고 범실이 나오면서 OK금융그룹은 갈 길을 잃은 배 마냥 순식간에 좌초됐다.
석 감독의 한숨이 더 짙어졌다. 또 다시 세터의 경기 운영에 불만을 드러냈다. 석 감독은 "세터의 경기 운영도 아쉬운 부분이다.
레오에게 투 블로킹, 스리 블로킹이 오는데 계속 공을 준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배구를 너무 단순하게 하고 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석 감독은 3세트에 곽명우 대신 권준형을 교체투입해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그러나 불붙은 삼성화재의 상승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석 감독은 "준형이는 명우보다는 다양한 패턴을 가져가긴 했다. 다만 공격수가 때릴 수 있는 공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와 OK금융그룹의 온도차는 극명했다. 탈꼴찌에 성공한 삼성화재는 올스타 브레이크를 포함해 13일간 달콤한 휴식을 취한다.
OK금융그룹은 삼성화재에 밀려 순위표 맨 밑바닥으로 추락했다. 다행히 OK금융그룹은 한 경기가 더 남아있다.
오는 21일 한국전력과 4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승점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석 감독은 탈꼴찌 가능성에 대해 "이 분위기면 쉽지 않다"면서도 "잘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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