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 승리의 발판, 디그였다. 김형실 감독은 “미친 줄 알았다”라며 엄지를 세웠다.
페퍼저축은행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창단 2승을 올렸다. 의미가 큰 승리다. 17연패 탈출과 동시에 홈구장에서 첫 승전고를 울린 것.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등록명 엘리자벳)가 23점을 책임졌고, 박경현이 10점으로 뒤를 받쳤다. 결정력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것도 승리의 요인 중 하나. 여기에 선수들의 투지 있는 디그를 빼놓을 수 없다.
상대 공격을 족족히 걷어 올렸다. 그냥 주는 점수는 없었다. 페퍼저축은행은 디그 94개 시도 중 79개를 성공시켰다. IBK기업은행은 잘 때린 공격이 상대 수비에 막히자 다른 활로를 찾지 못하고 무너졌다.
경기 후 ’수비‘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김형실 감독의 첫 마디는 “김세인이 미치지 않았나요?”였다. 그러면서 “걸리기 시작하면 잘 걸린다. 세인이가 했던 수비 몇 개는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다”라며 칭찬했다.
김세인은 디그 성공률 92%(14개 중 13개 성공)를 기록했다. 팀 내 최다 디그는 박경현(21개 중 19개 성공)이다.
윙스파이커였던 고교 시절. 수비가 좋다는 평을 받았지만, 신장이 아쉬웠다. 1라운드 5순위로 페퍼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은 후 리베로로 전향하면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몸 날린 수비가 돋보였다. 넘어지면서 한 손으로 공을 걷어 올리는 등 집중력이 좋았다. 김형실 감독은 문슬기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김 감독은 “슬기와 세인이는 보이지 않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투지 있는 수비가 눈에 보였다”라고 이야기했다.
경기 전부터 느낌이 좋았다던 김형실 감독. 김 감독은 “선수들 분위기에서 뭔가 일낼 것 같은 예감이 있었는데 맞았다.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오는 31일 현대건설 경기까지 휴식기를 가진다. 김형실 감독은 선수들에게 ’퇴근 명령‘을 내렸다. 김 감독은 “3박 정도 휴식을 줄 예정이다. (물세계 맞은 거에) 보답 해야 한다”라며 미소 지었다.
사진_광주/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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