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대표팀 관계자 토브 오브레보는 베이징에 도착해 “메달 목표는 32개다. 쓰리, 

투”라고 말했다. 마치 미국 메이저리그팀 감독이 자기 투수가 

노히트를 던질 거라고 예고하는 것 같은 발언이었다.

그의 예측대로 노르웨이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7개, 

동메달 8개 등 벌써 메달 28개(17일 오전 기준)를 휩쓸었다.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에서 각각 금 5개, 금 4개를 획득했다. 노르딕 복합, 스키점프, 

스키 빅에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했다. 설상 종목에서 절대 강세지만, 

빙상 종목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도 제패했다.

2위 독일(금 10), 3위 미국(금 8)을 따돌리고 종합 1위를 질주 중이다. 

노르웨이는 2018년 평창올림픽(금14, 은 14, 동 11)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다.

‘노르웨이가 어떻게 겨울올림픽을 지배했는가‘란 

타이틀로 워싱턴포스트, NPR 등 외신들이 금메달 비결을 조명하고 있다. 

스칸디나비아반도 북서부에 위치한 노르웨이의 인구는 약 550만명으로, 

경기도 인구(1350만)의 절반도 안된다. 

올림픽 선수단 규모는 미국(223명)의 절반이 안되는 99명이다. 

노르웨이는 비슷한 기후의 북유럽 국가들도 앞지르고 있다.

기본적으로 노르웨이는 눈이 많이 내려 겨울 스포츠 훈련에 유리하다. 

아주 오래 전부터 노르웨이 사람들은 스키를 좋아하고 스키점프를 즐겼다.

워싱턴포스트는 한 마디로 “성공을 걱정하지 않아 성공한다”고 정의를 내렸다. 

노르웨이는 유소년 스포츠에서 스코어보드를 없앴다는 사실은 4년 전 평창올림픽 때도 화제가 됐다. 

노르웨이에서는 13세까지는 점수를 기록하지 않고 순위도 매기지 않는다.

 어릴 적부터 스포츠를 통해 재미를 느낀다. 서로 경쟁보다는 격려하다보니 팀워크도 좋다.

무엇보다도 운동 선수의 건강을 가장 중시한다. 메달리스트에 금전적인 보상도 안 한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 싱가포르는 8억8000만원, 우리나라는 6300만원을 주는데, 

노르웨이는 ‘0원’이다. 잘못된 동기부여나 과몰입을 막기 위함이다.

스키 프리스타일 남자 빅에어 금메달리스트 비르크 루드는 지난 

4월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결과보다는 스포츠 자체를 사랑한다. 

메달을 위해 스키를 시작한 건 아니며, 

내가 스키를 사랑해서 스키를 시작했다는 걸 아버지가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고 했다. 

팀동료인 퍼디낸드 달은 ‘북유럽에서 겨울스포츠는 어릴 적부터 

삶의 큰 부분’이라면서 “노르웨이에는 ‘스키를 신고 태어난다’는 말이 있다. 

재미가 기본 원동력이며, 많은 노력과 헌신도 필요하다”고 했다.

바이애슬론 남자 계주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우승한 샤스타드 크리스티안센은 

역설적으로 ‘성공을 우선시 하지 않는 노르웨이식 성공 시스템’을 얘기했다. 

그는 “우리 시스템은 스포츠와 함께 즐거움과 행복을 더하고, 

무엇보다도 건강해지는 것을 중시한다. 우리는 매일 즐기고 있다”고 했다.

NPR에 따르면 북유럽에서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이 인기 있다 보니 TV 중계는 물론 후원도 뒤따른다. 

노르웨이는 국가 복권으로 올림픽 선수 개발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한다.

스포츠 과학자와 스페셜 코치 등 체계적인 시스템도 갖췄다. 

미국 관계자도 노르웨이처럼 풀뿌리 겨울스포츠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TV 예능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출연한 노르웨이 출신 호쿤 아오네와 17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노르웨이 태권도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으로 하르스타드 인근에 살았던 호쿤은 “진짜로 노르웨이에는 

‘스키를 신고 슝~ 태어난다’는 말이 있다. 노르웨이는 1년에 6개월 정도 눈이 내린다. 

보통 10월부터 5월까지 눈이 온다. 엄청 추울 때는 영하 30도 이하로도 내려가고 보통은 영하 10~15도 정도다. 

학창 시절 눈이 많이 쌓여 스키를 타고 학교에 간 적도 있다. 

자전거로는 못 가고 차라리 스키 타고 가는 게 편하다. 

정부에서 눈을 치워줘 도시의 직장인이 스키를 타고 출퇴근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웃었다.

호쿤은 노르웨이의 올림픽 선전 비결에 대해

 “노르웨이에는 어린이 스키 동호회가 엄청 많고 대회도 많이 연다. 

나도 동네에서 대회에 나간 적이 있다. 

어릴 때부터 재능을 발전시키고, 나중에 고등학교 들어가서 더 열정적으로 대회에 나간다”고 했다. 

이어 “노르웨이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점수 없이 대결하는 게 당연하다. 

점수를 중요시 하지 않고 참여에 더 의미를 둔다. 물론 밖에서 보면 결과가 보이지만, 

아이들에게 ‘넌 잘 못해’ ‘점수를 올려야 해’ 그런 말을 안 한다. 

대신 ‘다들 수고했다’고 말해준다. 어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노르웨이에서는 스포츠를 ‘부와 명예를 축적하는 도구’가 아닌 ‘자아 실현 수단’으로 여긴다. 

호쿤은 “가게는 일요일에 대부분 문을 닫고, 토요일도 좀 일찍 닫는다.

 한국에서는 아줌마와 아저씨가 주로 등산을 가지만, 

노르웨이는 어린 사람들도 주말이면 하이킹 혹은 스키 타러 간다. 

크로스컨트리는 5000년 전부터 문화로, 마치 산속 명상과 

비슷하다”며 “노르웨이는 의료보험과 학비가 무료다. 취업률도 높은 편이다. 

노르웨이에서 돈을 위해 스포츠를 한다는 말을 한 번도 못 들어봤다. 

직장을 다니는 선수도 있다. 나라에서 복지가 잘 되어 있고 지원해주는 기구도 있다”고 했다.

체육철학자 김정효 서울대 외래교수는 “눈이 많이 내리는 

지리학적 특성을 가진 노르웨이에서는 겨울스포츠가 하나의 문화다. 

즐기는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스포츠를 즐기며 잘하는 아이들이 나중에 선수가 된다. 

캐나다 아이스하키, 일본 야구도 마찬가지”라며 “한국의 

경우 어린 아이들의 스포츠 기록을 표기를 안 할 수는 없을거다.

 피겨 스케이팅의 경우 아이스링크는 물론 입문자도 적다. 소수의 아이들이

 톱이 되기 위해 경쟁한다. 결국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내에서 즐기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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