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에게도 마지막 찬스는 올 수 있다."

두산 좌완 투수 장원준(37)은 최근 3년간 승리가 없다. 

2018시즌 3승을 거둔 것이 마지막 승리 기록이다.

매년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는 절박함이 장원준을 감싸고 있다. 

하지만 장원준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좋은 선례가 있기 때문에 여전히 희망을 걸어볼 만 하다.

두산 투수 이현승(39)은 장원준 보다 2살이 더 많다. 

하지만 지난 해 반전 드라마를 썼다.

이현승은 지난 해 38경기에 등판해 5승1패7홀드, 평균 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두산이 막판 뒷심을 발휘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그런 이현승도 2020시즌 성적은 좋지 못했다.

2승1패2세이브10홀드를 기록했지만 평균 자책점은 5.31로 높았다. 

안정감 있는 불펜 투수라 하기 어려웠다. 

2019시즌엔 부상 탓에 9경기 출장에 그쳤던 이현승이다.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2020시즌이 마지막이 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현승은 보란 듯 재기에 성공했다. 

팀에 여전히 쓸모가 있는 투수임을 증명하며 다시 억대 연봉에 진입하기도 했다.

그 보다 두 살이나 어린 장원준에게도 분명한 목표 의식을 심어주는 성적이라 할 수 있다.

장원준은 당초 1군 스프링캠프에는 제외가 됐었다. 

베테랑들에게 알아서 몸을 만들 시간을 내 준 것이다.

장원준은 그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았다.

 꾸준하게 피칭을 하며 자신의 투구를 스스로 증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장원준은 피칭 훈련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실전에 나설 수 있는 몸 상태를 갖췄음을 증명했다. 

그 결과 울산 2차 캠프에 합류하는 '작은 기적'을 만들었다.

두산의 울산 캠프는 실전 위주 스케줄로 짜여져 있다. 

1군에서 쓸 수 있는 선수들을 골라내는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캠프에 이름을 올렸다는 건 장원준도 1군 테스트를 받을 수 있는 구위를 보여주고 있음을 뜻한다.

추운 날씨와 장원준의 나이를 감안하면 캠프서 제외돼도 이상할 것 없다. 

하지만 장원준은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의 존재감이 아직 살아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캠프에 합류하는 것 자체로 뭔가 대단한 것을 이뤄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 장원준이 끝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결과물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두산은 이영하가 선발로 보직이 결정되며 불펜에 수요가 생겼다. 

이형범 이승진 등 한 때 팀의 주축이었던 불펜 투수들과 임창민 

김지용 등 타 팀에서 방출된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불펜은 그야말로 다다익선이다. 

지난 해 이현승이 했던 몫을 장원준이 대신할 수도 있다. 

이현승의 나이를 감안하면 또 똑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자신할 수 없다.

부족한 부분이 생긴다면 장원준에게 차례가 돌아갈 수 있다. 

장원준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꼬박 꼬박 자신이 해야 할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이유다. 

그의 울산 캠프 합류를 '작은 기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현승이 했다면 장원준도 할 수 있다. 팀도 여전히 그가 필요한 투수라는 것을 믿고 있다. 

그 어느 해 못지 않게 알찬 훈련을 하고 있는 장원준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장원준 정도 되는 투수라면 추운 날씨 등을 감안해 피칭 일자를

 뒤로 늦춘다거나 부상 방지 등을 이유로 훈련량을 줄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장원준은 꾸준한 투구를 해 왔고 빠짐 없이 자신의 훈련량을 다 채웠다. 

부활에 대한 그의 각오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 때 10억 원을 찍었던 연봉은 이제 5000만 원까지 쪼그라 들었다.

 돈은 그에게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명예를 회복하는 것 만이 남은 목표다.

장원준은 두산의 울산 캠프에서 실전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 어떤 베테랑 투수들보다 빠른 페이스다.

 장원준이 그 기회를 통해 자신이 왜 필요한 투수인지를 증명할 수 있느냐가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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