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이 속한 루빈 카잔의 동계 전지훈련지, 터키 안탈리아.
마침 한국 국가대표팀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위해 담금질하던 곳이다.
대표팀과 카잔의 훈련지는 딱 1.2㎞ 떨어졌었다. 도보로 15분이면 닿을 수 있다.
<베스트 일레븐>은 벤투호의 몰도바전과 훈련 현장을 취재하고자 터키 안탈리아를 찾았다.
그곳에서 황인범을 만날 수 있었다. 황인범은 갑작스러운 연락에도 따뜻하게 맞이했다.
황인범은 21일 <베스트 일레븐>과 만난 자리에서 "백승호와 김진규의 활약이 놀랍지 않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이 치른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을 경기장에 직접 찾아보고, 몰도바전은 숙소에서 중계로 본 후 한 말이었다.
이번 안탈리아 전지훈련은 국내파 위주로 치러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공식 A매치 기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춘추제로 진행되는 K리거들이 대거 참여했다.
황인범은 아이슬란드와 몰도바전을 제삼자 입장에서 지켜봤다.
소감을 "팬 입장에서 봤으나, 나는 어쨌든 항상 경쟁해야 되는 선수다.
자극되면서도, 확실히 팀이 단단해졌다는 확신이 생겼다. 여러 가지로 개인과 팀에 좋은 작용이 됐다.
두 경기에서 대표팀에 내가 속한 건 아니지만, 길게 봤을 때는 굉장히 좋은 현상이었다"라고 전했다.
대표팀 붙박이 주전인 황인범이 없는 사이, 벤투호는 두 국내파 미드필더를 발굴했다.
백승호(전북 현대)와 김진규(부산 아이파크)다. 두 선수 모두 아이슬란드-몰도바 2연전에서 연속골을 신고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1997년생이다. 1996년생인 황인범과 한 살 차이다.
황인범은 "두 친구가 잘하는 게 놀랍지 않았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
20세에 프로에 처음 데뷔했을 때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이 선수가 좋은 선수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건 팬들의 평가도 있지만,
선수들에게 인정받는 선수가 정말 중요한 선수다'라고.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걸 인정받는 것이었다.
항상 대표팀에 가든 클럽팀에 가든 늘 목표로 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 면에서 두 선수가 너무 잘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다만, 이제 기회를 받은 것뿐이다.
어떻게 보면 나보다 조금 기회를 늦게 받은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어쨌든 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선수의 수는 11명이다. 포지션별로 구분하면 자리는 더 줄어든다.
붙박이 주전이었던 황인범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었다.
황인범은 겸허했다. "솔직히 내가 없어서는 안 될 선수는 아니다. 그런 선수는 전 세계에 아무도 없다.
대표팀은 누가 없다고 무너지는 곳이 아니다. 그렇기에 나도 항상 긴장한다.
나는 어떻게 보면 어느 순간부터 대표팀에 계속 소집되는 선수가 됐다.
그래도 늘 소집될 때마다 기분이 새롭다. 클럽팀이랑은 많이 다르다."
그러면서도 놓을 수 없는 게 국가대표다. 선수로서 가장 큰 행복을 누리는 게 있다면 이 자리다.
황인범은 "자부심과 책임감, 자긍심을 너무 크게 느낀다.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이 감정을 최대한 오래 느끼고 싶어서 새 마음으로 또 준비하고 준비한다. 이번 소집에도 가서 누가 나설지 모르겠지만,
소집된다는 사실만으로도 늘 감사하고 영광이다"라고 스스로 고삐를 풀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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