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2년차 우완 투수 이준기(20)는 배우 이준기와 이름이 같아 그의 대표작 ‘왕의 남자’라고 불린다. 

최근에는 MVP 별명까지 붙었다. 

최원호 한화 퓨처스 감독 제의로 신설한 한화 퓨처스 올해의 MVP ‘성실상’ 첫 수상자로 선정된 것.

 지난해 마무리캠프를 마친 뒤 퓨처스 코치진과 운영팀 회의 끝에 이준기를 선정,

 수상 격려금으로 100만원을 전했다. 

한화는 KBO 메리트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지 확인한 뒤 상을 신설했다. 

수상 조건은 1군 및 재활군에 이동하지 않은 선수로 순수하게 퓨처스에서만 풀타임 시즌을 보낸 선수에게 해당한다. 

자격을 갖출 만한 선수가 얼마 없긴 하지만 평소 모범적인 선수들이 성장 동력을 잃지 않는 차원에서 만들었다. 

최원호 감독은 “열심히 해도 1군에 가지 못하면 마음을 잡기 어렵다. 

성실한 태도로 꾸준함을 보여준 선수에게 동기 부여를 하고 싶었다”며 “퓨처스에서 

1년 내내 아프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이준기를 칭찬했다. 

경기상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2차 7라운드 전체 6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이준기는 

퓨처스리그 12경기 20이닝을 던지며 1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5.85 탈삼진 16개를 기록했다. 

시즌 막판 선발 기회도 얻었다.

 11월11일 우승팀 KT와의 수원 연습경기에서도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위기에서 유한준을 병살타로 유도한 장면이 돋보였다. 

최 감독은 “오버핸드 투수로 커브가 주무기인 제구형이다. 

선발로 가능성이 보였고, 중장기적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힘이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하는데 아직 21살에 불과하다. 

본인이 갖고 있는 성실함이라면 보완하는 시간을 앞당길 것이다”고 기대했다. 

평소 전력분석실을 가장 많이 찾는 선수로 데이터 연구에도 관심이 많은 이준기는

 12~1월 비활동 기간 박정진 퓨처스 투수코치에게 자신의 투구 영상을 전달하고 피드백을 받을 만큼 열정이 넘친다. 

현재 서산의 퓨처스 스프링캠프에서도 자율 훈련 때 박 코치를 찾아 추가 지도를 받곤 한다. 

박 코치는 이준기에 대해 “유연한 몸을 갖고 있고, 공을 던지는 감각이 좋다. 

평소 질문도 많이 하고, 성실하게 임하다 보니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선수의 열정이 코치의 열정도 끌어내는 것 같다”며 기특해한 뒤 “투구폼을 고치는 것보다 원리를 알려주려 한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힘을 쓰는 방법을 조언해주고 있다. 지금은 스피드와 공에 힘을 붙이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준기는 2021년 퓨처스 MVP ‘성실상’을 받은 소감으로 “부족한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다.

 저 말고 다른 선수들도 다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난해 경험을 통해 지금 내게 중요한 부분은 구속이라고 느꼈다. 

올해 직구 평균 구속을 140km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코치님들 도움으로 힘을 싣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KT와의 연습경기도 좋은 경험이 됐다. 

이준기는 “TV에서만 보던 다른 팀 1군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동기 부여가 됐다. 

드문 기회였는데 내 공을 시험해볼 수 있었다”며 “올해는 성실상을 또 받고 싶지 않다. 

다시 받으면 1군에 올라가지 못한 것이다. 1군이 있는 대전에서 던지는 것이 꿈이다. 

그 꿈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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