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판정 시비와 도핑 논란

개최국 메달 욕심·IOC 인식 부족

대회 초반 쇼트트랙 경기 ‘홈 텃세’

한국 가장 큰 피해… 국민도 공분

조선족 한복 겹쳐 반중 감정 고조

도핑 파문 러 발리예바 출전 허용

공정한 경쟁 위한 대책 마련해야

20일 폐막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두고 개최국 

중국은 당연히 성공적인 올림픽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이번 올림픽은 

판정시비와 도핑논란에 어지럽혀진 대회로 기억될 전망이다.

 판정과 도핑 문제는 공정한 경쟁이라는 올림픽의 핵심 정신에 반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번 대회는 ‘공정성’이라는 화두를 전면적으로 드러낸 올림픽이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서는 올림픽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공정성 시비를 없애는 데 주력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대회 초반 쇼트트랙을 중심으로 일어난 편파판정 논란은 개최국이 메달에 욕심을 

낼 때 나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IOC와 국제빙상연맹(ISU)의 인식 부족의 결과다.

 어느 국제대회나 홈 텃세와 이점은 있기 마련이고 어느 정도는 용인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눈에 띄는 판정시비는 오히려 개최국에 대한 반감과 좋지 않은 이미지만 남길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쇼트트랙 초반 경기에서 나온 중국 편향적 판정은 논란이 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판정의 가장 큰 피해자가 한국이었다는 점에서 국민도 공분했다.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조선족 여성 출연자가 나온 것까지 

겹쳐지며 반중 감정이 고조되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중국 내에서도 이에 맞서 ‘반한’ 분위기가 조성되는 등 평화의 

장이어야 할 올림픽이 양국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런 분위기가 감지되자 대한체육회는 초반부터 판정 문제에 대해 강력한 항의를 이어갔다. 

IOC와 ISU의 암묵적 태도 변화가 감지되면서 쇼트트랙에서 판정시비는 사라졌다. 

하지만 스키점프 등 몇몇 종목에서 이해하기 힘든 심판의 판정이 경기와 성적을 지배하는 

상황이 잇따르면서 올림픽의 축제 분위기를 깎아내렸던 것만은 분명하다.

이번 올림픽에서 공정성 문제를 더욱 부각한 것은 약물 검출에도 

출전을 강행한 러시아 피겨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 사건이었다.

지난해 12월 채취된 발리예바 샘플에서 금지 약물이 뒤늦게 검출된 데다 

러시아반도핑기구가 발리예바의 징계를 보류하면서 올림픽 출전의 길을 열어준 것이 발단이었다.

IOC는 발리예바가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단체전 우승을 이끈 뒤에야 그의 도핑 사실을 알게

 됐고 뒤늦게 그의 출전 정지 여부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지만 CAS가 발리예바의 여자 싱글 경기 출전을 허용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공정한 경쟁을 펼쳐야 할 스포츠에서 약물의 도움을 받은 선수와

 다른 선수들을 경쟁하게 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국제 여론이 비등했다. 

함께 뛴 선수들은 물론 김연아도 공정하지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국내외 방송 중계사들도 발리예바의 연기 때 침묵하며 항의했다.

이런 논란의 영향 탓인지 발리예바는 여자 싱글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4위에 그쳐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앞서 열렸던 단체전 시상식은 끝내 열리지 못했다. 

이로 인해 2위 미국과 3위인 일본 선수들까지 메달을 받지 못한 채 귀국길에 오르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발리예바의 싱글 출전을 허가한 이유 중 하나가 ‘16세 미만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조항 

때문으로 알려지면서 앞으로 올림픽 출전의 나이 제한이 더 높아져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등 제도 개선 목소리도 높다.

이렇게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통해 드러난 ‘불공정’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올림픽에 대한 지구촌의 관심을 끌어내기 힘들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결국 IOC가 추락하고 있는 올림픽의 인기 회복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경쟁을 

위한 대책 마련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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