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2년차 좌완투수 최승용(21)은 클럽야구 출신 프로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경기 남양주 양오중
2학년 때까지 취미로 야구를 즐기다가 3학년 때 모가중으로 전학하면서 엘리트 야구에 첫발을 내디뎠다.
초등학교 때부터 엘리트 야구부에 들어가 혹독한 훈련을 받은 선수들과 비교해 출발은
늦었지만, 지금은 두산 마운드의 한 축을 책임질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계를 깨트린 그의 도전은 8할이 노력이었다. 비시즌의 행보에도 드러난다. 16일 스포츠동아와 연락이
닿은 그는 모교인 경기 시흥 소래고의 전지훈련지인 제주 서귀포에 도착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비시즌에도 쉬지 않고 자기계발에 힘쓰는 열정이 느껴졌다. 최승용은 “그동안 트레이닝센터를 오가며
몸을 만드는 데 집중했고, 최근에는 공을 좀 던져야 할 것 같아 (소래고의) 전지훈련에 따라왔다”고 밝혔다.
1주일간 모교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2월 시작하는 팀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계획이다.
성장과정도 흥미롭다.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늦게 시작한 핸디캡을 오히려 강점으로 여겼다.
최승용은 “야구를 늦게 시작해서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투수의 경우 오히려 팔을 아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플러스 요인”이라며 “중2 때까진 취미로 야구를 하다 보니 구종 연마 및 투구폼에 대한 부분은
거의 신경 쓰지 않고 재미로만 야구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야구선수의 꿈은 계속 갖고 있었지만,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좋아해서 선수반에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중학교에선 ‘지금처럼 하면
선수는 안 되겠다’ 싶어 부모님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눴다.
흔쾌히 허락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인생을 바꾼 결정이었다.
발전 속도가 가파르다. 입단 당시 두산 스카우트팀이 조사한 최승용의 직구 구속은 135~139㎞로 빠른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으로 충실히 몸을 만들었고, 두산 퓨처스(2군) 팀 코치진의 지도를 더해 평균 구속을
142.5㎞까지 끌어올렸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해 10월 3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선 직구 평균
구속 145.2㎞를 찍었다. 강력한 구위를 지닌 왼손투수의 활용폭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최승용은 “입단하기 전 웨이트트레이닝에 많이 신경 썼고, 2군 코치님들께서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시즌 초반 투구폼을 교정하며 구속이 오른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좋은’ 커리어가 쌓이고 있다. 2021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20순위)에 두산의 지명을 받았고,
지난해 정규시즌 15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ERA) 3.93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준플레이오프(준PO)~PO~한국시리즈(KS) 무대를 모두
밟으며 7경기에서 3.2이닝 2실점(1자책점)의 성적을 남겼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성적이다.
“프로무대에서 이렇게 뛸 수 있다는 게 기적 같은 한 해였다. 야구인생에서 KS 무대를 경험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많을 텐데, 첫해부터 엄청난 경험을 했다.
덕분에 더 큰 무대에서도 긴장하지 않을 것 같다. 과감하게 믿고 써주신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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