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3-2 풀카운트에서 KBO리그 평균 타율은 0.217였다. 리그 평균 타율 0.260에 크게 모자랐다. 

그러나 풀카운트에서 리그 평균 출루율은 0.494에 이르렀다. 리그 평균 출루율 0.346보다 눈에 띄게 높았다.

3-2 풀카운트는 타율로는 투수의 카운트였지만, 출루율로는 타자의 카운트였다. 

이는 최근 몇 시즌 사이 전체 리그의 볼넷 증가 현상에 따라 풀카운트에서도 볼넷수가 확연히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풀카운트에서 나온 타석당 볼넷 비율은 35.1%까지 치솟았는데, 

풀카운트를 맞은 타자라면 눈을 감고 기다려도 세 번 중 한번 이상은 걸어나갈 수 있다는 얘기였다.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3-2 풀카운트에 대한 느낌이 달라지고 있다.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따라 투수들이 

유리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풀카운트를 만나는 타자들의 부담은 그만큼 늘어날 전망이다.

대부분 타자들은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중심을 뒤에 둔 채 존을 최대한 넓혀놓고 공을 본다. 

강한 타구를 만들기는 어려워진다. 타자들로서는 상대가 제구력 난조의 투수가 아니라면 

2스트라이크가 되기 전 적극적인 스윙으로 승부하려는 경향이 짙어질 수 있다.

경기도 이천 1차 캠프를 거쳐 경남 울산으로 내려가 2차 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두산 포수 박세혁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박세혁은 “내 경우 포수로서뿐 아니라 타자로도 준비를 해야한다”며 “투 스트라이크로 몰리면 아무래도 

투수가 유리해질 수 있을 것 같다. 그 전에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 게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박세혁은 나름의 타법 변화도 준비하고 있다.

LG처럼 지난해까지 볼을 평균 이상으로 많이 보던 팀은 상대적으로 변화의 폭이 더 클 수 있다.

류지현 LG 감독은 “2스트라이크가 되면 타자들이 전보다 더 불리해질 수 있다”며 “우리의 경우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스윙해야한다는 방향점도 갖고 있다.

 노림수를 갖고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전을 거치며 새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목소리도 있다.

LG 서건창은 “전반적으로 많이 넓어질 것 같다. 생각보다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며 “스트라이크존은 

타석에서 직접 느껴야봐야 정확히 체감할 수 있다.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건창이 연장선상에서 강조한 것이 바로 올해 시범경기다. 서건창은 “과거 시범경기가 그저 감각을 만드는

 시간이었다면, 올해는 그 내용이 다를 것 같다.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모두가 적응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는 축구로 따지면 골대가 커진 것과 다르지 않다.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지대할 수 있다. 게임의 변화를 두고 곳곳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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