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코로나 확진 미란다와 여권 갱신 지연 페르난데스, 훈련부족 불가피
지난 3년간 리그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친 타자가 올해도 두산 유니폼을 입는다.
두산 베어스 구단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와 작년과 같은
총액 110만 달러(계약금 20만+연봉60만+인센티브30만)에 재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9년부터 두산에서 활약한 페르난데스는
올해까지 4년째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잠실야구장을 누빌 예정이다.
페르난데스는 1998년부터 2002년까지 5년 동안 두산에서 활약했던
타이론 우즈 이후 두 번째로 장수하는 두산의 외국인 타자가 됐다.
페르난데스의 계약 발표시기가 매우 늦어졌지만 사실
두산과 페르난데스는 이미 일찌감치 재계약을 합의했다.
두산 입장에서는 3년 동안 연 평균 189개의 안타를 때린 타자를 홈런 갯수가 적다는 이유로
포기하긴 힘들었고 페르난데스 역시 30대 중반을 향하는
나이에 한국을 떠나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렇게 두산은 3명의 외국인 선수 구성을 완료했지만
이들이 '완전체'로 모이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두산의 왕조를 이끌었던 외국인 선수 계보
두산이 2010년대 왕조를 건설하며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바로 외국인 선수들의 맹활약 덕분이었다.
두산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 동안 94승을 올린 더스틴
니퍼트라는 최고의 외국인 투수를 거느리고 있었다.
니퍼트는 정규리그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두산의 선발진을 이끌었을 뿐 아니라 가을야구에서는
더욱 좋은 투구를 선보이면서 2015년과 2016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끌었다.
2017년 14승을 따낸 니퍼트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두산은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였던 조쉬 린드블럼을 영입했다.
잠실야구장으로 홈구장을 옮긴 린드블럼은 2018년 평균자책점 1위(2.88)와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고 2019년에는 투수 부문 3관왕과 함께 정규리그 MVP,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휩쓸었다.
활동 기간은 짧았지만 2년 동안 보여준 활약은 니퍼트 이상이었다.
2020년에는 kt 위즈에서 재계약을 포기한 라울
알칸타라(한신 타이거즈)를 영입해 '재활용 외국인 투수'의 대박사례를 만들어냈다.
빠른 공을 던지고 제구력도 안정됐지만 뚜렷한 결정구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던 알칸타라는 2020년 20승 2패 2.54의 성적으로 다승,
승률왕과 함께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최동원상까지 싹쓸이했다.
정규리그에 다소 부진했던 크리스 플렉센(시애틀 매리너스)은 '가을의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작년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으로 시즌을 시작한 두산은 로켓이 21경기에서
9승 9패 2.98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고도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하지만 두산은 미란다가 14승 5패 2.33 225탈삼진으로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우며 맹활약했다.
미란다 역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며 가을야구에서는 1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정규리그 MVP와 골든글러브, 최동원상을 휩쓸기에 부족함이 없는 활약을 펼쳤다.
마운드에 니퍼트-린드블럼-알칸타라-미란다로 이어지는 확실한 외국인
에이스 계보가 있었다면 타선에서는 페르난데스의 '일당백' 활약이 돋보였다.
2019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197안타로 최다안타왕을 차지한 페르난데스는 2020년
200안타에 단 하나가 부족한 199안타와 함께 21홈런 105타점 104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페르난데스는 최근 3년 동안 566안타를 치면서 KBO리그의 그 어떤 타자보다 많은 안타를 때려냈다.
두산 외국인 3인방 완전체 구성, 3월 초에나 가능
두산은 작년 12월 24일 미란다와 총액 19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작년 연봉 80만 달러를 받았던 미란다는 작년 시즌의 맹활약을 통해 '코리안 드림'에 성공했다.
두산은 FA자격을 얻었던 토종 거포 김재환과 4년 115억 원에 계약을 맺으면서
외국인 거포 영입 계획을 철회하고 페르난데스와의 재계약을 결정했다.
2019, 2020년 .344, .340이었던 타율이 작년 .315로 떨어졌지만
페르난데스에 버금가는 외국인타자를 찾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란다와 재계약하고 페르난데스와의 재계약을 결정한 두산은 지난
1월 5일 빅리그 4년 경력의 우완 로버트 스탁을 총액 70만 달러에 영입했다.
스탁은 빅리그 통산 55경기 중 선발 등판 경험이 3회에 불과하지만
시속 16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다.
두산은 2018년 다승왕 세스 후랭코프와 2020년 '가을에이스' 플렉센처럼 스탁도 뛰어난
구위를 앞세워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의 외국인 투수로 활약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두산이 기대하는 외국인 선수 3인방은 아직 두산의
2차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울산 문수야구장에 모이지 못했다.
스탁은 지난 3일부터 정상적으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지만
1월 30일 입국 예정이었던 미란다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았다.
지난 14일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아 17일에 국내에 입국한 미란다는 현재 자가격리 기간을
거치고 있고 자가격리가 끝나는 대로 2차캠프가 열리고 있는 울산에 합류할 예정이다.
페르난데스의 상황은 더욱 답답했다.
페르난데스는 중남미 국가들의 내부적 혼란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여권갱신이 늦어지면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여권갱신과 함께 취업비자가 발급되면서 22일 두산과 공식적으로 재계약을 체결한 페르난데스는
23일 입국할 예정이지만 공식적인 팀 합류는 3월초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결국 현재 스프링캠프를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는 스탁 한 명 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미란다와 페르난데스 모두 KBO리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시즌 개막에 맞춰 몸을 만들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는 점이다.
다만 두 선수 모두 서른을 훌쩍 넘은 베테랑인 만큼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체력적인 후유증은 시즌이 거듭될수록 쌓일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두산이 2022년 8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려면 에이스
미란다와 '안타제조기' 페르난데스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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