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보냈더니 호날두가 왔네…?’
프로축구 포항이 개막하자마자 ‘천군만마’ 같은 공격수를 얻었다. 20일 K리그1(1부) 1라운드
제주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2골을 터뜨리며 팀에 3-0 대승을 선물한 허용준(29·사진).
멋들어진 두 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 세리머니까지 곁들이며 단숨에 개막전이 낳은 스타가 됐다.
포항은 지난해 여름 전북으로 이적한 간판스타 송민규의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고 2022시즌 개막전에 나섰다.
포항에서 측면과 가운데를 부지런히 오가며 2020년 10골로 영플레이어상까지 받은 전천후 공격수인
송민규는 손흥민(토트넘)을 롤모델로 삼고 성장하다가 이적해 전북의 5연패에 기여했다. 축구대표팀에서도
손흥민의 최우선 대체 자원으로 활약하며 파울루 벤투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월드컵 예선에서도 같이
뛴 손흥민에게 ‘엄지 척’까지 받았던 송민규의 공백은 포항에 예상보다 더 큰 타격을 줬다.
김기동 감독은 개막전에서 어쩔 수 없이 미드필더 이승모를 최전방 공격수로 올리는 고육지책을 들고나왔다.
전반이 끝나고는 측면 수비수인 강상우를 투입해 이승모와 앞뒤로 배치하는 전술 변칙을 또 썼다.
또 후반 27분에는 이승모 대신 들어간 허용준이 강상우와 또 다른 변칙을 만들어냈다.
주 포지션인 왼쪽 공격수로 나서진 않았지만 허용준은 1분 만에 강상우의 크로스 기회를 살려 절묘한 논스톱
슈팅 골로 축구 인생 최고의 장면을 만들어냈다. 허용준은 후반 추가 시간에도 역습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를
속임 동작으로 흔들며 또 한 번 골문 구석을 갈랐다. 허용준은 지난 시즌 득점왕(22골)인 제주의 주민규가
보는 앞에서 호날두의 슬라이딩과 ‘호우’ 세리머니를 보여주며 진화된 자신이 돌아왔음을 강하게 어필했다.
K리그 7년 차로 2019년 포항에서 송민규와 호흡을 맞췄던 허용준은 2020년 군에 입대해 김천에서 조용히 반전을 노렸다.
벤투 감독을 사로잡은 대표팀 공격수 조규성을 지원하는 김천의 공격 조커로 활약하면서 제대 후 무주공산인
포항의 왼쪽 공격, 스트라이커 포지션 점령을 준비했고, 단 한 경기로 ‘눈도장’을 찍었다.
개막전인 제주 경기까지 K리그에서 기록한 통산 26골의 반응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매번 호날두 세리머니를
했는데 포항에 복귀해서 터뜨린 27, 28번째 골의 반응은 폭발력이 있었다. 진정으로 호날두와의 비교가 팬들에게
허용되는 시점에 섰다. 포항의 비밀병기를 넘어 ‘허날두’로 오래 남기 위해서는
향후 기복 없는 골 행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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