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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쟁이티비 0 520 2022.02.24 15:51

“손흥민은 진화하고 있다.”


이 명제는 참일까? 그렇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끝없이 상승 곡선을 그릴 수야 없겠으나, 

아직은 한계를 드러내지 않은 ‘진행형 성장’인 점은 분명해 보인다.


토트넘 홋스퍼의 에이스인 손흥민은 이미 월드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한결같은 몸놀림에서 배어나는 팀 공헌도는 두말할 나위 없이 빼어나다. 

물론 토트넘에선 으뜸이며 외연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전체로 넓혀도 최상층이라 할 만하다.


축구에 관한 한, 손흥민은 다재다능하다. 폭풍 같은 질주, 침착한 판단력, 

뛰어난 골 결정력이 완벽에 가깝도록 어우러진 테크닉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그뿐이랴. 양발을 능숙하게 사용할뿐더러 헤더 솜씨까지 두루 갖춰 어느 

면으로 보나 영롱하게 빛을 발하는[八面玲瓏·팔면영롱] ‘축구 기재(奇才)’다.


손흥민은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나날이 다달이 

한결 나아진 플레이를 선보여 팬들을 놀라게 한다.

 그 성장세는 공격 전 포지션 소화 능력으로 표출되고 있다. 

어떤 위치에 포진해 무슨 역을 펼치든 간에 지닌 역량을 십분 발휘한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팔방미인’이다.


토트넘도 콘테도 손흥민을 진귀한 보배로 여기는 까닭은?


EPL 2021-2022시즌은 손흥민의 다재다능함이 두드러지게 표출된 한마당이라 할 만하다. 

팀이 위기에 맞닥뜨렸을 때도, 상승세를 타고 박차를 가할 때도 그의 재능은 공격 다방면에서 돋보였다.

 감독으로선 손흥민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전술 운용의 폭을 극대화할 수

 있으니 그가 보배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이번 시즌 공격 일선에서, 손흥민은 ‘일인다역’을 연기하고 있다. 

센터포워드를 비롯해 좌우 윙어로 포진해 최전방을 누비며 골 감각을 뽐냈다. 

또는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해 중원과 일선을 휘저으며 세컨드 스트라이커의 자질을 뽐내기도 했다.


손흥민이 얼마나 다양한 연기를 펼쳤느냐는 객관적으로도 입증된다. 

자신과 함께 토트넘의 공격 삼각편대를 이루는 

해리 케인과 루카스 모우라를 압도함이 기록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이번 시즌에, 손흥민은 다섯 자리에서 능숙하게 연기를 소화했다(이하 현지날짜 2월 22일 현재).

 반면 케인과 모우라는 각각 세 자리씩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연기를 소화하는 능력에서도 손흥민은 가장 뛰어났다. 공격 일선에서 네 자리를, 

이선에서 두 자리를 각각 연기한 손흥민은 어떤 포지션에서든 결실(골 + 어시스트)을 올렸다. 

제일 많은 수확물이 나온 포지션은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였다.

 4-2-3-1 또는 3-4-2-1 전형의 이선에 포진한 13경기에서 5골 4어시스트를 거둬들였다.


케인은 대부분 경기를 공격 일선에서 뛰었다. 이선에 포진해 나선 경기는 하나로,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였다. 케인은 투톱 전형(4-3-1-2, 5-3-2, 3-5-2, 4-4-2)의 

FW보다는 CF로 뛰는 전형(4-3-3, 4-2-3-1, 3-4-2-1, 3-4-3)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5골 1어시스트로 전체 공격 포인트(9개·7골 2어시스트)의 66.7%의 비중이었다.


모우라도 세 자리를 소화했다. 투톱으로 나섰던 2경기를 뺀 15경기에서, 

오른쪽 일선과 이선이 활동 공간이었다. 

열매맺이에 성공한 자리는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 하나였다. 

11경기에서 2골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간난에 처했던 누누 산투 감독도, 구원의 길라잡이로 긴급 투입된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손흥민에게서 묘방을 구하려 했던 배경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손흥민을 다각도로 활용하는 것만큼 효율성이

 높은 전술이 없으니 사령탑으로선 당연히 내릴 수밖에 없는 처방이다.


콘테 감독은 손흥민의 다재다능함을 역이용한 전술로도 재미를 보기도 한다. 

그 대표적 예는 지난 19일 EPL 맨체스터 시티전이다. 

이번 시즌 개막 무대에서 맞붙은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손흥민은 CF로 뛰며 결승골을 터뜨려 팀에 1-0 승리를 안겼다. 

그때의 악몽이 잊히지 않는 주제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은 

또다시 손흥민의 변칙 포진에 현혹되지 않으려는 전술로 나섰다.


그러나 조조가 자신의 꾀에 넘어간 꼴이 된 악수였다. 

콘테 감독은 오히려 손흥민을 주된 활동 영역인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세우는 정공법을 택했다. 

그리고 적중했다. 손흥민은 두 개의 어시스트를 결실하며 ‘펠레 스코어(3-2)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손자는 “전쟁에 있어선, 정공법으로서 마주하고 

기공법으로써 승리해야 한다.”(『손자병법』 병세편)라고 역설했다. 

곧, 정공(正攻)과 기공(奇攻)이 적절하게 어우러져야 그 효과가 배가됨을 강조했다.


토트넘에도 콘테 감독에게도 참으로 진보(珍寶) 같은 존재인 손흥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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