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쟁이TV 먹튀검증사이트 - 이승우 이슈를 넘어 하나의 현상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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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쟁이티비 0 413 2022.02.25 17:37

서호정 기자 = K리그는 늘 스타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리그와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이목을 집중시킨 선수는 대부분 

그 기세를 K리그에서 이어가기보다 유럽을 비롯한 해외로 나가길 원했다. 

현재 시점에서 한국 축구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는 K리그에 없던 적이 많았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20년, 지난 10년 간 K리그를 지탱해 온 가장 큰 별이었던 이동국이 은퇴하면서 업계의 우려는 커졌다. 

하지만 여러 변수가 발생하며 오히려 지난 2년 사이 높은 이름값의 스타들이 K리그 각 팀의 중심에 서 있다. 


이청용, 기성용처럼 유럽에서의 선수 생활을 정리하고 

K리그에서 꽤 수준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보인 이들이 있다. 

이미 인천에서 데뷔전을 치른 이명주, 최근 제주로의 복귀를 결정한 구자철도 결이 비슷하다. 

20대 한창 때의 경기력만큼은 아니지만,

 그들은 여전히 팀의 중심에서 다양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다. 


코로나 팬데믹도 변수가 됐다. 가족비자 발급 제한, 

현지 정세 불안 등으로 인해 보다 안정적인 환경의 국내행을 택한 선수들이다. 

강도 높은 셧다운을 시행한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이 해당된다. 울산으로 향한 김영권이 대표적이다.

 오재석, 이용재는 인천에 가서 생존왕 이상의 가치를 만들길 원하는 팀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전과 다른 흐름 중 하나는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도 K리그 복귀에 매력을 느낀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어떻게든 해외에서 버티는 것이 우선이고, 

K리그 복귀는 안전한 보험과 같은 선택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K리그는 점점 수준을 높였고, 

한국으로 돌아가 경쟁하는 것이 대표팀 발탁이나 향후 해외 재진출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깔렸다. 


백승호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복귀 과정에서 논란과 진통이 있었고, 

그 정도 공을 들여서 영입할 만한 선수가 맞느냐는 의심도 받았다. 

5월부터 본격 시동을 건 백승호는 후반기 들어 쿠니모토와 함께 전북의 중원을 이끌었고 팀 우승의 핵심이 됐다. 

그 상승세를 인정받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도 복귀했다. 


지금까지 언급한 여러 변수로 인해 유럽에서 애매한 상황에 놓인 또 다른 선수가 있었다. 

이승우였다. 바르셀로나 유스팀 입단 후 백승호, 장결희와 함께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이승우는 U17 대표팀의 에이스로서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활약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후 각급 대표팀을 거칠 때마다 이승우는 늘 화제의 중심이었다. 

U20 월드컵, 아시안게임까지는 그 화제성에 걸맞은 기량으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문제는 성인 무대 입성 후였다. 특유의 예측 불가능한 저돌성과 창조성을 앞세워 

2018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전후로 소속팀이 엘라스 베로나에서 확실한 상승세를 탔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1년을 조금 넘는 시간이 이승우가 성인 무대에서 가장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인상적인 활약을 여럿 보여준 마지막 시기였다. 

2019년 여름 벨기에로 무대를 옮긴 뒤 2년 반 동안 그는 21경기의 공식전에만 나섰을 뿐이다. 


무엇이 그런 상황을 만든 원인 제공이었든, 

이승우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든 그 2년 반의 시간에 대한 팩트는 확고했다. 

이승우 커리어의 전성기를 다져가야 할 기회와 시간의 증발이었다. 

그래서 2021년 말에 그가 내린 선택이 중요했다.

 더 이상 기회비용을 허비해선 안 됐고, 이승우는 K리그로 향했다. 


지난해 말 K리그 입성부터, 그가 데뷔전을 치른 2월 19일까지 역시 화제의 중심이 됐다. 

이승우는 세상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본능적인 감각이 있는 존재다. 

본격적인 등장 이후 늘 양면이 존재했다. 보수적인 정서나 인식으로는 불편하게 해석할 수 있는 선수고,

 그 반대편은 거칠 것 없고 당당한 이미지의 선수였다.


K리그 데뷔전부터 이승우는 예상대로 상당한 이슈몰이를 했다.

 수원FC의 김도균 감독은 아직 이승우의 컨디션이 완전치 않다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훈련과 연습에서의 모습을 상회하는 퍼포먼스를 실전에서 유독 잘 뿜어내는 타입도 있다. 

과거 이천수가 그랬다. 실전에 들어가면 컨디션이 어떻든,

 독감에 걸렸든 보는 이를 매료시키는 플레이를 해 내는 선수였다. 

이승우도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된 뒤 순간, 순간 자신의 강점을 드러냈다. 

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렸다. 


이승우에 대한 시각도 여전했다. 하나하나가 이슈였다.

 뉴미디어 플랫폼의 본좌인 유튜브에서는 그가 뛴 45분을 잘게 쪼개 들여다봤다. 

그것은 다시 커뮤니티로 들어와 화제성을 부풀렸다. K리그 공식 유튜브 채널이 아닌, 

개인 채널에 올라온 이승우 데뷔전 하이라이트는 조회수 120만을 기록했다. 

전북의 센터백 홍정호와의 충돌 여부를 둘러싼 페널티킥 논쟁도 거셌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소위원회는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은 

기존 판정을 정심으로 봤지만, 그 뒤에도 여전히 화제다.


사실 K리그 데뷔 이전부터 이승우의 말 한 마디가 이슈였다. 첫 공식 기자회견,

 그리고 개막을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그가 한 말의 늬앙스를

 분석하며 진의를 해석하려는 게 미디어와 팬들의 반응이었다. 

일부 팬들은 과거 이승우가 연령별 대표팀 시절 했던 '갈까말까' 골 셀레브레이션을 언급하며, 

이승우에게 K리그 데뷔골을 허용해 그 셀레브레이션을 

보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일명 '이승우 게임'도 진행 중이다. 


당장 주말 열리는 수원 더비에서도 이승우는 큰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과거 인터뷰에서도 그랬고, 지난 K리그 미디어데이에서도 자신을 수원삼성의 열혈 

팬이라고 소개한 그가 K리그1 내 유일한 지역 라이벌전인 수원 더비에 나서기 때문이다. 

그런 스토리텔링을 기저에 깔고 경기를 지켜본다면 평범한 행동 하나에도 의미가 담긴다. 

그것이 스포츠를 관전하는 이가 같은 경기를 180도 다르게 소비하도록 만드는 도구다. 


지난 2개월 동안, 그리고 이승우가 본격적으로 선을 

보인 뒤의 일주일 동안 K리그는 스타의 가치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재의 경기력과 관계없이 이승우는 이슈를 몰고 다니는 선수다. 동시에 이승우의 숙제기도 하다.

 이슈를 넘어 그 이상의 긍정적인 현상으로 폭발시키는 것도 결국 이승우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승우는 성인 무대에서 성공으로 평가받은 시퀀스는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이 지속적으로 연결돼 하나의 긴 서사까지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

 커리어 상에서 단기적 성과는 있었지만, 그마저도 이탈리아에서가 사실상 마지막이다. 

그 사이의 간격을 인내하고, 여전히 그에게 기대를 거는 팬들이 많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이승우는 K리그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발휘하는 선수로 거듭나야 한다는 숙제와 싸우는 중이다. 


벨기에, 그리고 포르투갈에서 이승우는 여러가지를 잃었다.

 잃어버린 것을 찾기 위해 K리그로 향한 그의 선택은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서사의 출발이자 큰 모험의 시작이다. 

과거 자신이 일으켰던 신드롬 그 이상이 목표가 아닐까?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로 온 

이승우의 모험과 도전이 비정기적으로 연재되는 단기 이슈 몰이가 아닌

 K리그를 받치는 기둥이 될 수 있는 거대한 현상의 시리즈로 완결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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