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를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가 부상자 속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스프링캠프가 따뜻한 해외가 아닌 추운 국내에서 치러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상자 중에서도 팀 내에서 가장 비중이 큰 선수는 좌완 선발 투수 백정현이다.
그는 허리 염좌로 1군 스프링캠프에서 제외되었다. 큰 부상은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다.
백정현은 FA 잔류 계약 이후 첫 시즌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07년 2차 1라운드 8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그는 높은 순번의 지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잠재력을 현실화하지 못했다.
리그 최강의 탄탄한 마운드를 자랑했던 삼성 왕조 시절에는 팀 내 위치가 애매했다.
2020년까지 두 자릿수 승수 혹은 홀드를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해 백정현은 뒤늦게 커리어하이 작성에 성공했다. 27경기에 등판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675를 기록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3.17이었다. 뷰캐넌(16승 5패 평균자책점 3.10 피OPS 0.664),
원태인(14승 7패 평균자책점 3.06 피OPS 0.675)과 함께 강력한 선발 마운드를
구축하며 삼성의 6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및 암흑기 청산에 앞장섰다.
※ 삼성 백정현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백정현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36.6km/h로 빠른 편은 아니다. 지난해 KBO리그 패스트볼 평균 구속
142.9km/h와 비교해 6.3km/h나 낮았다. 140km/h대 초반을 형성했던 프로 데뷔 초창기에 비해서도 하락했다.
하지만 투구 시 숨기는 동작과 공 끝의 움직임 등 장점을 극대화해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시즌 종료 후 처음으로 FA 자격을 취득한 백정현은 4년 총액 38억 원의 계약을 체결하고 삼성에 잔류했다.
'FA 광풍'이라 불릴 만큼 FA 선수들이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후한 대접을 받은 가운데 그의 계약은
상대적으로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FA 승인 선수 14명 중 유일한 투수이며 좌완
선발의 이점까지 있는 그의 계약 규모가 예상보다 작았다는 시각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지난해의 성적을 올해도 유지할지 여부다. 백정현은 프로 데뷔 후 144이닝의 규정 이닝을
소화한 시즌이 2019년 157이닝과 2021년 157.2이닝 두 차례뿐이었다. 2년 연속 규정 이닝을 채운 적은 없었다.
꾸준히 선발 투수로 뛰어온 것은 아니라 '이닝 이터'와는 거리가 있다.
2019년 첫 규정 이닝 소화의 여파 탓인지 2020년에는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11경기 등판 59이닝 소화에 그쳤다.
2020시즌을 정상적으로 완주했다면 취득할 수 있었던 FA 자격이 2021년으로 한 해 늦춰진 이유다.
FA를 앞두고 지난해 많은 이닝 소화가 올해 다시 여파로 돌아오지 않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1987년생으로 올해 만 35세가 되는 베테랑이라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삼성은 FA 박해민의 이탈과 최채흥, 최지광의 동반 입대, 그리고 심창민의 트레이드 등으로 인해 전력이
약화되어 우승 후보로는 선뜻 꼽히지 않고 있다. 다행히 장점이었던 선발진 구성은 변화가 없다.
그러나 백정현이 지난해와 같은 기량을 선보이지 못하면 삼성은 선발진 강점마저 내세우기 어려워진다.
백정현이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지난해와 같은 호투를 이어가 삼성의 왕조 복원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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