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가 결국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말았다.
MLB와 선수노조는 2일(이하 한국시각)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스타디움에서 새 단체협약(CBA)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벌였지만,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렬을 선언했다.
MLB의 최종안을 선수노조 수뇌부가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거부했다.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이날 "정규시즌 첫 두 시리즈를 개최할 수 없게 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4월 1~7일까지 예정된 정규시즌 첫 1주일 일정이 그대로 소멸됐다.
또한 오는 9일로 잡혔던 시범경기 개막도 무한정 늦춰진다.
경제적 이슈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컸다. 노사는 지난해 12월 2일 락아웃이 시작되기 전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주고받지 않은 상태였다. 일부 전문가들이 2월 초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락아웃 해제가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한 이유였다.
주요 경제적 이슈에 대한 노사의 입장을 정리했다.
우선 메이저리그 3년차 미만 비연봉조정선수를 위한 보너스풀(pre-arbitration bonus pool)에 대해
MLB는 5년간 매년 3000만달러로 하자는 반면, 선수노조는 올해 8500만달러를 시작으로
해마다 500만달러씩 늘려 CBA 마지막 5년째엔 1억500만달러로 할 것을 요구했다.
MLB는 협상 초기부터 '슈퍼2 조항', 즉 비연봉조정선수 처우에 관한 부분서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보너스풀 적용 선수 범위를 현행대로 22% 유지를 고집하고 있다.
사치세 부과 기준(luxury tax threshold)에 대한 입장 차도 전혀 좁히지 못했다.
MLB는 첫 3년간 2억2000만달러, 4년째 2억2400만달러, 마지막 5년째 2억3000만달러를 제시했다.
이 조건은 MLB가 이전에 제안했던 수준 그대로다. 즉 MLB가 사치세에 대해 얼마나 민감한 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조는 올해 2억3800만달러를 시작으로
2억4000만→2억5000만→2억5600만→2억6300만달러로 늘릴 것을 주장했다.
비연봉조정선수 보너스 풀과 사치세 부과 기준은 구단의 지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조항이다.
사치세의 경우 노조의 요구대로 그 기준을 대폭 올리면 부자 구단과 그렇지 못한 구단 간의 전력 차가 더욱 심해지고,
페이롤 상위 1~3위 부자 구단은 연간 1000만~2000만달러에 이르는 추가 지출을 감당해야 한다.
반면 선수들에게는 FA 계약에서 한층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선수노조는 사치세 기준을 MLB 제안대로 시행할 경우 코로나 사태 이후의 미국 물가 상승률과
구단 수익 개선 상황을 감안했을 때 선수들의 전체적인 연봉 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MLB에 전달했다.
사치세 부과 기준은 2011년과 비교해 작년까지 18% 증가한데 비해 구단 수익은 2011년
62억9000만달러에서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9년 107억달러로 약 70%가 늘어났다.
노조측이 경제적인 이슈에서 대폭 인상을 주장하는 배경으로 삼고 있다.
최저 연봉에 대해서는 MLB가 67만5000달러에서 70만달러로 올리고 매년 1만달러씩 인상을
제안했고, 노조는 첫해 72만5000달러, 이후 2년 동안 2만달러씩 인상을 주장해 차이를 어느 정도 줄였다.
MLB가 최저 연봉을 수정 제시한 것은 포스트시즌 12팀 확대와 드래프트 로터리 픽
5개 추가에 따른 수익 증가를 반영한 일종의 양보안으로 해석된다.
이밖에 이번 협상에서 보편적 지명타자제와 포스트시즌 확대,
드래프트 로터리픽에 대해 대체적인 합의를 본 건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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