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장의 불안한 예감이 이주연(171cm, G)에게 힘이 됐다.
용인 삼성생명은 지난 24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부천 하나원큐를 71-54로 꺾었다. 9승 16패로 연패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플레이오프 경쟁자인 5위 부산 BNK 썸(7승 17패)과도 1.5게임 차로 간격을 벌렸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이 2021~2022 시즌 늘 하는 말이 있다. “(배)혜윤이나 (윤)예빈이, (김)단비 정도 제외하면,
경기에 뛰어본 선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그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경기 감각이 부족하거나 어린 선수들의 경기력을 강조했다.
이주연(171cm, G)도 그 중 하나다. 사실 이주연은 포지션 대비 신체 조건과 운동 능력에 공격력까지 겸비한 선수.
삼성생명에서 꼭 커야 할 선수로 꼽혔다. 그러나 잦은 부상이 이주연의 앞길을 매번 가로막았다.
이주연은 2019~2020 시즌 26경기 동안 평균 25분 32초를 뛰었지만,
2020~2021 시즌 22경기에서 평균 15분 52초만 소화했다.
삼성생명이 해당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기적 같은 성과를 해냈지만, 이주연의 자리는 없었다.
그리고 이주연은 2021~2022 시즌 삼성생명의 확고한 주전 가드가 됐다. 하나원큐와 경기 전까지 정규리그 전 경기(24경기)를
소화했고, 평균 31분 57초 동안 10.25점 4.6리바운드 3.3어시스트에 1.5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3점슛 성공률은 35.3%. 평균 출전 시간을 포함한 모든 기록이 커리어 하이다.
이훈재 하나원큐 감독도 경기 전 “(배)혜윤이가 득점을 많이 하고 어시스트를 많이 하는 건 맞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경기에서
이주연의 2대2도 막지 못했다. 이로 인한, 실점이 많았다. (이)주연이가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처음에는 (정)예림이가 막을 건데, 주연이 수비도 잘 되면 좋겠다”며 이주연을 경계했다.
이주연은 하나원큐와 최근 맞대결(2021.12.16.)에서 25분 47초만 뛰고도 11점 4리바운드(공격 2)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시간 대비 뛰어난 활약. 특히, 2쿼터에만 8점을 넣는 집중력을 보였다. 당시
삼성생명은 89-59로 완승을 거뒀다. 이훈재 하나원큐 감독이 이주연을 의식하는 건 당연했다.
이주연은 지난 24일 하나원큐전에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조수아(170cm, G)-윤예빈(180cm, G)과 함께 백 코트진을 형성했다.
그러나 정예림(175cm, G)의 악착 같은 수비에 힘을 내지 못했다. 배혜윤(182cm, C)에게 볼을
투입하려고 했지만 턴오버. 팀에 큰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삼성생명 역시 16-22로 1쿼터를 마쳤다.
이주연은 좀처럼 공격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하지만 2쿼터 종료 2분 3초 전 첫 야투를 성공했다.
강유림(175cm, F)의 킥 아웃 패스를 3점으로 마무리한 것. 30-34로 추격하는 점수였기에, 의미가 컸다.
그리고 바운드 패스와 2대2 등 하나원큐 지역방어를 영리하게 공략했다. 특히, 2쿼터 종료 48.3초 전 2대2 상황에서
양인영(184cm, F)의 3번째 파울과 파울 자유투를 동시에 유도.
하나원큐의 상승세를 막는 큰 역할을 했다. 삼성생명 역시 35-34로 역전했다.
3쿼터 초반 흐름을 살린 이 역시 이주연이었다. 먼저 루즈 볼을 챙긴 후, 김미연(180cm, F) 앞에서 속공 레이업 성공.
그 후에는 2대2에 이은 왼손 패스로 배혜윤의 득점을 도왔다. 3쿼터 첫 4점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다.
2쿼터 시작 4분 30초에도 속공 가담으로 득점. 하나원큐의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이끌었다.
수비에도 힘을 보탰다. 하나원큐 앞선 중심이자 팀 에이스인 신지현(174cm, G)을 끈질기게 따라다녔다.
신지현으로부터 나오는 하나원큐 공격 옵션을 최대한 봉쇄했다. 3쿼터에만 6점. 삼성생명의 54-49 우위에 보탬이 됐다.
삼성생명이 4쿼터에 상승세를 탈 때, 이주연이 불씨를 키웠다. 4쿼터 시작 3분 59초 만에 62-49로 달아나는 3점을 터뜨린 것.
그 후에는 수비와 리바운드, 차분한 경기 운영 등 기본적인 역할에 집중했다. 삼성생명은 계속 두 자리 점수 차
우위를 유지했고, 이주연 역시 동료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적장의 불안한 예감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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