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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쟁이티비 0 457 2022.03.03 17:46

KT 운영팀의 ‘유한준 매니저’에게 선수단 매니저인 조상수 운영팀 과장이 다가왔다. 

이제는 선수들이 입은 유니폼이 아닌, 현장 직원들과 같은 트레이닝복을 

입은 구단 직원 유한준에게도 여전히 사인 요청은 들어오고 있다.


너무도 익숙하게 유성펜을 들고 사인을 하면서도 “저는 이제 백넘버가 없는데요”라고 멈칫한 

유한준(41)에게 조상수 과장은 “60번 쓰면 됩니다”라며 또 

익숙하게 잠시 ‘선수 유한준’과 대화를 하고 돌아갔다.


은퇴하기로 한 지 벌써 석 달, 구단 프런트 직원으로 출근한 지도 두 달이 됐지만 

아직도 그라운드 곳곳에는 ‘선수 유한준’의 흔적이 조금씩 남아있다.


유한준은 현재 부산 기장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진행 중인 KT 스프링캠프에 구단 프런트로 참가하고 있다. 

3주 동안 전북 익산의 2군 캠프에서 데이터 팀으로 합류해 현장 지원 업무를 한 뒤 2월말 기장의 1군 캠프로 합류했다.

 현재 운영팀 소속으로 ‘매니저’로 통칭되고 있는 유한준은 1군 선수들의 훈련을 돕는 현장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볼 때마다 “형, 거기서 뭐 해요?”라고 한 마디씩 하는 후배들을 향해 특유의 말 없는 웃음으로 

답을 하는 유한준은 “아직 선수들도, 나도 적응이 다 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한준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프로 데뷔후 첫 우승을 차지한 뒤 딱 일주일이 지나 은퇴를 발표했다. 

현대와 넥센에서 성실함의 대명사로 불렸고 자유계약선수(FA)가 돼 KT 유니폼을 입은 유한준은 

꾸준한 활약 속에 최고참이 돼서야 처음 주장을 맡고 선수단을 하나로 묶어 최하위권이던

 팀을 첫 우승까지 이끈 뒤 은퇴했다. ‘멋진 은퇴’라며 박수를 받았다.


KT 구단 프런트로 변신해 여러 파트를 고루 경험하며 현장 지도자로 돌아가기 전 구단 업무 경력을 쌓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12월 한 달을 쉬고 1월부터 출근했지만 한동안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다.


유한준은 “은퇴 발표한 뒤 한동안 좀 ‘현타’가 왔다. 당장 내일 아침 할 게 없다는 게 적응이 되지

 않았다”며 “1월 들어서 아침 9시에 출근하고 오후 6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느낌은 없어지기 시작한 것 같다”고 했다. 유한준은 “익산에 있을 때는 은퇴했구나 생각이 들었는데 

여기 와서는 또 매년 내가 하던 것을 보기만 하니까 한두번씩 기분이 좀 이상해진다. (박)병호가 보자마자

 ‘1년만 더 하죠’라고 했는데 그 얘기를 들으니 ‘같이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러다 조금씩 옅어질 것 같다”고 했다.


유한준은 3일 기장에서 열린 두산과 연습경기에서 구단의 자체 생중계 해설가로 나섰다.

 데이터 분석으로 시작해 현장 지원으로 이어진 유한준의 업무가 이날은 홍보 파트로 이어졌다. 

유한준은 앞으로도 구단 프런트의 여러 업무를 고루 거칠 계획이다.


선수 시절 철저하게 식단과 음식을 조절하던 ‘성실맨’ 유한준은 은퇴와 함께 몸 관리와 이별을 선언했었다. 

‘회사원’이 된 유한준은 “가장 달라진 것이 그거다. 모든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을 수 있어 편하다.

 몸 관리 부담은 완전히 털었다”며 “술자리도 종종 가고 많이 먹고 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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