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스포츠방송 토쟁이TV - 목진석 대표팀 감독 일부 중국기사 언사에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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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스포츠방송 토쟁이TV - 목진석 대표팀 감독 일부 중국기사 언사에 유감

토쟁이티비 0 442 2022.03.07 10:06

감독에게 들어보는 농심배 우승 뒷이야기

"실력ㆍ인품 겸비한 신진서 9단 대견해"


한국바둑은 지난해 국제무대를 석권했다. 메이저급 대회를 보면 2월에 LG배 우승, 

9월에 춘란배 우승, 11월에 삼성화재배 우승을 가져왔다.


그리고 작년에 개막해서 올 초까지 이어진

 LG배 우승(2월)과 농심신라면배 우승(2월)으로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또 있다. 2020년 9월부터 진행 중인 제9회 응씨배의 결승에 신진서 9단이 올라가 있다.


특히 농심신라면배 우승은 작년부터 뜨거운 기운을 받고 있는 상승세에 

화룡점정한 쾌거였고 대역전 드라마라서 더 진한 감동을 주었다.


마침 의정부국제바둑신예단체전이 열리던 날 목진석 국가대표상비군 감독으로부터 

농심신라면배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비대면 대화 내용 추가). 

목진석 감독은 2016년 12월부터 바둑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Q. 아주 짜릿했고 흥분됐던 우승 드라마였습니다. 달콤한 휴식이 되셨을 것 같습니다.

A. "선수들이 수고했고 고마울 따름이죠. 

올해도 많은 대회가 열리는 만큼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입니다."


Q. 박정환 9단의 2번 배치가 화제를 모았습니다. 어떤 배경이었나요?

A. "그동안 박정환 9단이 마지막에 남아서 힘들게 버텨 왔던 기억이 많아서 이번에는 전략을 바꿔 보고 싶었어요.

 대회 개막을 앞두고 혼자서 이런 저런 구상을 해보면서 원성진

 9단을 1번으로 내정한 가운데 박정환 9단과 이야기를 했는데 조금 실례일 수도 있어서 조심스러웠어요."


Q. 박정환 9단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A. "먼저 '나가고 싶은 순번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앞쪽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2번도 괜찮는지?' 하고 되물었죠."


Q. 그랬더니요?

A. "'한국팀 선수 구성이 강해서 괜찮을 것 같다. 2번으로 나가고 싶다'고 해서 최종 결정을 하게 됐습니다. 

보통 1, 2장이 정해지면 스파링 대국을 하는데 박정환 9단의 2번은 오더 공개 이틀 전까지 극비로 했습니다. 

대회를 며칠 남겨두고 신진서 9단한테 '정환 사범과 둔다'고 했더니 '정환 형이랑요' 

하면서 깜짝 놀라더라고요. 신민준 9단, 변상일 9단과도 스파링을 했는데 두 선수는 본인들이

 2번 출전 가능성이 있어 박정환 9단과 스파링 대국을 한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Q. 실패했을 경우의 부담도 없지 않았을 텐데요?

A. "사실상 2차전 결과를 보면 실패한 작전이기도 했죠. 

근데 대회 시작 시점에서 박정환 9단의 컨디션이 워낙 좋기도 했어요. 

본인도 컨디션이 좋다고 자신감을 내비쳤고요. 

장기적으로 볼 때 변상일 9단과 신민준 9단이 좀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도

 있었는데 2차전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을 때에는 마음이 몹시 무거웠습니다."


Q. 신진서 9단 혼자 남았을 때 솔직히 기대치는 어느 정도였나요?

A. "개인적으로 한 30% 정도였을까요, 조금 못 미쳤을 수도 있겠네요."


Q. 대회 기간 동안 곁에서 본 신진서 9단은 어땠나요?

A. "세계대회 시합이 끝나면 항상 국가대표 훈련실에 들러서 복기를 해보는데 

이번에는 바로 귀가하는 것을 보고 컨디션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대국장이 기원 옆 건물이었다는 이유도 있었겠지만요."


Q. 대국 장소가 평소 온라인 세계대회를 치러 왔던 한국기원이 아니라서 사실 첫날에는 기자들도 헤맸습니다.

A. "작년 11월이었나요, 2차전 종료 후에 선수들과 코치진이 미팅을 했어요.

 2차전을 되짚어 보고, 남은 중국과 일본 선수들에 대해서도 의견도 나누고, 

앞으로 세계대회 대국장 환경에 대한 건의사항이 있는지도 물었어요."


Q. 들려온 이야기에 의하면 선수들이 장소 변경을 원했다죠?

A. "박정환 9단과 신진서 9단이 이구동성으로 세계대회가 

열리는 날에는 그 층이 온전히 그 시합만 열리는 게 맞다,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같은 층에 다른 시합이 있거나 하는 것은 신경 

쓰인다고 했어요. 그래서 코치진이 이 같은 의견을 한국기원 기전팀에 전달드렸죠."


Q. 사실 그 장소가 갑조리그 성적도 잘 나오더라고요.

A. "선수들도 기원 4층, 2층에서 다 두어 보았는데 그곳을 제일 편하게 생각하는 것도 같더라고요. 

최근 코로나19 상황이다 보니 가능한 한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생각도 있나보다 했어요."


Q. 신진서 9단은 대국 개시 시각에 칼같이 맞춰서 입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일찍 나오더라고요. 사전에 건넨 이야기가 있었을까요?

A. "그렇지는 않고요, 집이 가깝다 보니까 시간을 딱 맞춰서 오는 경향이 있었어요.

 58분이나 59분쯤에 도착해서 국가대표 훈련실에서 물통을 챙겨서 들어가는…."


Q. 기원 4층까지 계단을 올라가는 시간만큼 단축된 게 아닌가 싶네요(웃음). 

농심배가 작년부터 이어진 대회의 화룡점정이랄 수 있습니다. 

2019년과 2020년에 비해 한국 성적이 좋아진 이유가 무엇일까요?

A. "아무래도 신진서 9단이 세계 1인자로 올라서면서 예전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 같아요. 작년부터 선발전 방식이 달라진 것도 조금은 관계가 있을 것 같고요."


Q. 선발 방식의 변화라면요?

A. "강자들이 위에서 기다리고 있는 방식입니다.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강자들이 선발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신진서 9단이 1인자가 되면서 팀 전체에도 자신감 상승이라는 효과가 분명히 있을 거고요. 

예전에는 산 넘고 물 넘고 바다 건너 가면 커제 9단이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지금은 한국 선수들 모두 중국의 누구와 붙어도 자신감을 갖고 승부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Q. 미위팅 9단과의 시간패 상황도 들려 주실 수 있나요?

A. "시간패 상황으로 인해 대국이 중단되고 결론이 안 난 상태로 거의

 2시간 동안 대국장 한구석에 앉아 있었잖아요. 사실 걱정이 되더라고요. 

예전에도 온라인 대국에서 의외의 상황으로 인해 흔들린 경우도 있었고…."


Q. 결론이 나기까지에는 3시간 넘겨 걸렸었죠.

A. "두 시간쯤 지나서 어차피 이어서 둘 가능성은 없기에 한종진 기사회장의 권유로 귀가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일본기원의 중재로 재대국이 결정되기 5분 전쯤에 카톡으로 연락이 왔어요."


Q. 신진서 9단한테서요?

A. "네. 현재 상황을 궁금해하더라고요. 전화를 걸어 '일본의 의견을 기다리는 중이다. 

결정되면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목소리가 너무 평온하고 좋더라고요."


Q. 재대국은 묵묵히 받아들이던가요?

A. ""재대국을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먼저 말하더라고요. 

그리고 시간패가 나온 시점이 미위팅 9단이 흔들리는 시점이었잖아요.

 계속 두었으면 이기는 흐름이었다는 이야기도 했어요."


Q. 시간패를 둘러싸고 중국팬들한테 안 좋은 쪽지도 받고,

 그러고 나서도 그냥 이기는 걸 보면 멘탈도 대단해요.

A.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제가 놀랄 정도로 목소리가 너무 좋았어요. 

평온하면서도 자신감이 느껴졌다고 할지.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최상의 

상태구나' 하고 느꼈죠. 멘탈이 정말 좋아진 것 같아요.


Q. 화장실 이용에 관한 이야기 등 중국 기사들의

 SNS에 화가 많이 났다는 주변의 이야기도 들리던데요.

A. "커제 9단이 신진서 9단과의 대국을 마치고 나서 개인방송을 한 내용이 온라인에

 금방 퍼지면서 보았나 봐요. 화가 나서 잠을 잘 못 잤다고 하더라고요."


Q. 커제 9단보다 더 심한 말을 한 기사들도 더러 있는 줄 아는데요.

A. "다시 떠올리기 싫은 말들이죠."


Q. 감독으로서 보기가 그랬겠네요.

A. "그렇죠. 저는 농심배 후에 직접 만난 건 한두 번이고 이번 일에 관해 메신저로 잠깐 얘기를 나눴어요.

 박정상ㆍ 홍민표 코치가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눴는데 상처를 많이 받고 힘들어한다고 들었어요. 저희도 그렇고요."


Q. 이번 일로 한국기원이 중국바둑협회와 화상회의를 가진 것으로 압니다.

A. "어제(4일) 양재호 총장님과 화쉐밍 중국바둑협회 부주석이 통화하는 자리에 동석했는데요,

 협회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 개인적인 행동이었고 선수들에게 주의를 주었다고 하더군요."


Q. 감독으로서 성명서라도 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요?

A. "몇몇 중국의 유명기사들이 온라인 상에서 근거 없는 의심과 조롱의 언사를 행했는데요, 

그 정도 영향력을 가진 기사들의 말은 금방 온라인에서 악성 루머로 번집니다. 

당사자는 몇십 배의 상처를 받게 되고요. 전 세계 바둑팬들의 축제의 장에 찬물을 끼얹는 

이런 무책임한 행위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Q. 중국 측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A. "앞으로 세계바둑의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각국이 협력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Q. 신진서 9단에게도 한마디 해주시죠.

A. "이번 일에 신진서 9단은 의연하고 품격 있게 잘 대처한 것 같아요.

 실력과 인품을 겸비한 기사로 성장한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습니다. 

1인자로서의 중압감을 잘 이겨내고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이 놀라우면서도 대견스럽고요. 

바둑의 기술적인 측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실력으로나 인품으로나 존경받는 이창호 9단 같은 대기사가 되길 바랍니다."


Q.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고요, 올해도 멋진 활약 기대하겠습니다.

A.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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