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를 타고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다야나 야스트렘스카(22·140위)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리옹 메트로폴리스오픈 단식에서 준우승했다.
야스트렘스카는 7일(한국시간)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단식 결승에서
장솨이(64위·중국)에게 세트스코어 1-2(6-3, 3-6, 4-6)로 역전패했다. 2위로 대회를 마친
그는 곧바로 "준우승 상금 1만4545 유로(약 1900만원)를
고국 우크라이나 지원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야스트렘스카는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가족과 함께 지냈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안전을 위협 받자 16세 여동생 이반나와
함께 보트를 타고 루마니아를 거쳐 프랑스로 피난한 사연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전쟁 발발 후 집 근처 지하 대피소에서 이틀 밤을 보낸 야스트렘스카는 새벽에 이즈마일로 이동해
루마니아로 향하는 보트에 올랐다. 당시 야스트렘스카의 아버지가 직접 4시간 넘게 운전해 딸들을
보트 선착장까지 데려다줬다. 아버지는 테니스 라켓이 든 짐 가방 2개를 자매의 손에 들려주면서 "엄마,
아빠는 걱정하지 말아라. 너희 둘이 서로 의지하며 잘 지내야 한다"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는 후문이다.
지난 1일 프랑스에 도착한 이들 자매는 정신적·육체적 피로를 이겨내고 리옹오픈 복식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했지만 1회전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혼자 단식에 출전한 언니 다야나는 결승까지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켜 큰 박수를 받았다. 그가 투어 대회 단식 결승에 오른 것은 2020년
1월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준우승 이후 2년 2개월 만이었다.
야스트렘스카는 경기 뒤 "만약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지금 이 중계를 보고 있다면,
'당신들은 정말 강하다'고 말해주고 싶다"면서 "나도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상금 기부 의사를 밝혔다.
야스트렘스카는 오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개막하는
WTA 투어 BNP 파리바오픈에도 와일드카드로 출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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