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이 약 3개월간의
확장 공사를 마치고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롯데 1군 선수단은 7일 처음으로 1군 구장인 사직구장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했다.
그간 1군 선수들은 2군 구장인 김해 상동구장에서 2군
선수들과 함께 시간대를 나눠 훈련해왔다.
사직구장이 새 단장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동안 타자에게 유리했던
구장 환경을 투수 친화적으로 바꾸려는 의도다.
우선 홈플레이트가 본부석 쪽으로 정확히 2.884m 내려갔다.
이에 따라 홈플레이트에서 외야 펜스까지 거리가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종전 중앙 118m, 좌우 95m에서 중앙 120.5m,
좌우 95.8m로 각각 2.5m, 0.8m 확대됐다.
중앙 펜스까지의 거리는 KIA 타이거즈의 안방인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121m)와 거의 같아졌다.
담장만 멀어진 게 아니다. 9개 구장 중 가장 높았던 4.8m의 담장 펜스는 6m로 더 높아졌다.
펜스가 높아지고 담장이 멀어지면 투수에겐 유리하고 타자에겐 불리해진다.
롯데 관계자는 "투수 친화적인 구장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개보수 공사를
했다"며 "달라진 구장 환경에 맞는 야구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사직구장은 홈런과 장타가 많이 나오는 구장이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는 구장이 투수에게 유리한지,
타자에게 유리한지를 보여주는 파크팩터라는 지표를 제공한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사직구장의 득점 파크팩터는 9개 구장 중
1위. 홈런 파크팩터는 4위였다.
득점은 물론 홈런도 많이 나온다는 의미로, 롯데의 어린 투수들은 홈경기
때 홈런이 두려워 도망가는 피칭을 하기 일쑤였다.
이런 환경에서는 투수 유망주들이 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롯데는 대규모
리모델링을 통해 타자 친화 구장에서 투수 친화 구장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 5.38로 리그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던
롯데로서는 약점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는 변화다.
또한 롯데는 거포보다는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타자들이 많은 편이다.
롯데는 지난해 팀 타율 1위에 올랐지만 팀 홈런은 6위에 불과했다.
홈런이 나오기 어려운 구장으로 변신한다고 해서 롯데가 잃을 것은 많지 않다.
이밖에 롯데는 더그아웃의 크기를 기존보다 1.5배 정도 확대했다.
또한 1루와 3루 쪽에 있던 익사이팅존을 없애고 투수 불펜장을 넓혔다.
투수들이 더그아웃에서 쉬다가 불펜장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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