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있었다.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도 신뢰감을 드러냈다.
두 팀 모두 세터 김명관과 김광국의 토스 스피드를 강조하고 있다. 최 감독은 6일 한국전력 경기
전부터 “김명관 세터의 토스 스피드가 빨라졌다. 자신감이 붙었으면 한다.
연습한대로만 기량을 발휘한다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명관의 토스 스피드는 빨라졌고, 공격수들도 빠르게 움직였다. 상대 블로킹과 수비를 따돌리는
완벽한 플레이도 몇 차례 나왔다. 다만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도 나왔다. 경기가 끝난 뒤
최 감독은 “김명관 선수의 성장을 봤다”며 “전반적으로 볼 스피드가 좋아졌다.
공격수들이 빠른 템포로 때릴 수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칭찬했다.
현대캐피탈에 필요한 변화다.
외국인 선수 펠리페 알톤 반데로(등록명 펠리페)가 1세트 도중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된 상황에서 국내 선수들끼리 똘똘 뭉쳤다. 외국인 선수의 결정적 한 방이 부족하면서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지만 빠른 공격으로 공격 효율을 높이겠다는 각오다.
한국전력도 변화를 꾀했다. 장 감독이 강조한 부분은 속공이다. 서재덕이 발목 부상으로
2~3경기 결장이 불가피한 가운데 주포 다우디 오켈로(등록명 다우디)와 미들블로커 신영석-조근호
살리기에 집중했다. 장 감독은 “좌우 포가 약하다보니 신영석이라는 좋은 속공수를 활용하려고 했다.
반대로 상대 블로커가 중앙에 있다가 양쪽으로 따라가게 되면 블로킹 정확도가 떨어진다”면서 “속공
연습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다. 그래도 잘 안 맞더라. 리시브가 안 됐을 때도 속공, 찬스에서도 속공을 주문한다.
속공 비중이 높아져야 좌우 날개가 산다. 앞으로도 속공 비중을 높여갈 계획이다”고 힘줘 말했다.
주전 세터로 활약 중인 세터 김광국도 스피드를 언급했다. 김광국은 “연습할 때도 스피드 있게 하는
연습을 중점적으로 했다. 높게만 하는 공격보다는 빠른 공격의 성공률이 더 좋기 때문이다”면서 “예전에는
다우디 높이가 좋다고 생각해서 블로킹 위로만 올려주려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파워가 안 나와서 상대 수비가 된다.
그래서 스피드 있게 하고 있다. 시즌 끝까지 이렇게 갈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우디가 좋아하는 공도 잘 알고 있다. 김광국은 “다우디는 점프와 높이가 좋다.
스피드 있게 타점을 살려주는 공을 좋아한다. 중요하게 여기는 게 볼 스피드다.
토스 스피드를 많이 맞추려고 한다”고 답하자 다우디도 “맞게 설명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한항공도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 부임 이후 ‘더 빠르게’를 외쳤다. 세터 한선수, 유광우는 빠른
템포의 토스와 공격수들을 고루 활용하는 배구를 선보였고, 현재 팀은 선두 질주 중이다.
OK금융그룹과 KB손해보험은 각각 레오나르도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 노우모리 케이타(등록명 케이타)와
함께 시즌 도중 빠른 공격을 시도하긴 했지만 다시 안정적인 플레이를 택했다.
탄력과 타점이 좋은 레오와 케이타의 강점을 극대화하겠다는 심산이다.
OK금융그룹 세터 곽명우는 “레오에게는 국내 선수들보다
공 1~2개 정도 더 높게 토스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대신 OK금융그룹은 윙스파이커 레오를 아포짓으로 기용하며 변화를 꾀했다.
KB손해보험 세터 황택의도 끊임없이 케이타와 소통을 하며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
여전히 남자배구 4위 한국전력부터 OK금융그룹, 삼성화재, 현대캐피탈의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전력(승점 40)과 현대캐피탈(승점 37)의 승점 차는 3점에 불과하다.
더 빨라진 김광국과 김명관의 손에 봄배구 운명이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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