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X ‘베릴’ 조건희가 CS 욕심을 버리고 미드에 합류하는 플레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DRX는 6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리브 샌드박스와의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정규 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2대 0으로 완승했다. 9승5패(+4)를
기록한 이들은 3위 담원 기아(9승5패 +11)의 승수를 따라잡는 데 성공했다.
조건희는 이날 레오나, 렐을 선택해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번뜩이는 로밍 플레이,
과감한 이니시에이팅을 통해 팀의 활로를 뚫었다. 경기 후 그를 만나 최근 메타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리브 샌박을 꺾고 시즌 9승째를 달성했다. 1라운드 때 패배를 안기기도 했던 상대인데.
“강팀들과의 잔여 경기가 남아 걱정이 있었는데, 오늘 이렇게 귀중한 1승을 챙겨 좀 안심이 된다.
리브 샌박과의 1라운드 경기를 0대 2로 허무하게 지지 않았나. 당시에는 각자가 솔로 랭크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오늘은 그런 경기가 다시 나오지 않게끔 조심하자고 했다.”
-‘표식’ 홍창현, ‘제카’ 김건우는 POG 인터뷰에서 ‘조 선수가 회초리를 자주 든다’고 말했다.
“미드 같은 경우엔 건드릴 게 딱히 없다. 와드 타이밍이나 사이드라인 관리 욕심을 줄이도록
조언하는 정도다. 창현이는 ‘헛턴’을 자주 쓴다. 당장 앞에 놓인 상황만 보고 게임 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 것이다. 게임을 길게 보고, 앞으로 일어날 상황을 예측하며 플레이해야 한다.
팀 결성 초기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고쳐야 할 부분이 있다.”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협곡의 전령 전투 전 6레벨을 찍는 플레이의 시초로 알려졌다.
“내가 시초인지는 잘 모르겠다. 보통 솔로 라이너들은 세 번째 대포 미니언 웨이브 때 6레벨을 찍는다.
보통 8분에 전령 싸움이 열리는데 이때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서포터의 6레벨 달성
유무가 몹시 중요하다. 전령 싸움에 대해 여러모로 고민하다가 그런 방법을 찾아냈다.”
-늘 미드라인 대포 미니언에 ‘미니언 해체 분석기’를 쓰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나.
“그런 것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골드를 많이 벌 수 있어 와드 설치 가능 시기도 앞당겨진다.”
-담원 기아에서 활약했던 당시와 현재, 조 선수의 플레이에 차이점이 있나.
“담원 기아에선 내가 다른 선수에게 특별히 터치할 부분이 없었다. 내가 할 말, 예를 들어
한타 때 ‘칸’ (김)동하 형한테 ‘얘 마크 돼? 여기에 서서 쟤만 막아줘’ 이런 말만 했다.
지금은 한타 상황에서 팀원에게 요구하는 바가 많다. 작년보다 해야 할 일이 많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 만큼 게임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것 아닌가.
“피로도가 높아지는 건 아니다. 팀원들이 알아서 수행해주면 좋은데, 급박한 상황에서 내가 모든 요구
사항을 완벽하게 전달할 순 없다. 각각의 선수가 본능적으로 판단하고,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
-시즌 초 팀의 플레이와 관련해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라이너들의 사이드 관리 욕심이 컸다. 1-3-1 스플릿을 자주 했다. 라이너가 사이드 관리를 하는
것보다 다섯 명이 미드에 뭉쳐서 플레이하는 게 나은 조합도 있다. 그리고 최근 그런 조합이 자주 나온다.
다만 사람에겐 욕심이란 게 있지 않나. 솔로 라이너들로선 CS를 버리는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사람이 하는 게임이다 보니 눈앞의 CS를 버리는 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경기 시간대가 비슷한 중국 ‘LoL 프로 리그(LPL)’를 자주 보는 편이다. LPL을 보면 ‘나도 CS를 안 먹을 테니,
너희도 먹지 마’라는 의미를 함축한 운영이 자주 나온다. ‘너 CS 먹으러 가면 너희 본대 죽어’라고 협박을 한다.
국내에선 T1이 그런 플레이를 자주 한다. DRX도 그런 챔피언 특성을 살리는 유연한 팀이 돼야 한다.”
-왜 이런 플레이가 중요해졌을까.
“작년에 에드워드 게이밍(EDG)이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을 차지하지 않았나.
EDG가 싸움으로 이기는 팀이었다. 초반에 불리해도 후반에 한타로 극복하곤 했다.
교전을 한 번 이기면 오브젝트까지 가져갈 수 있으니까. EDG의 플레이가
요즘 메타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다. 요즘엔 싸움을 잘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지난 KT 롤스터전에 이어 이날도 ‘가시 갑옷’ 빌드를 선택했다.
“예전엔 미드라이너들이 치유력 감소 아이템,
‘모렐로노미콘’을 자주 샀다. 올 시즌엔 그 아이템을 위한 자리가 없다.
치유력 감소 효과를 가진 아이템 중 탱커들이 살 만한
게 가시 갑옷인데, 신화급 아이템이 도입 이후부터는
탱커 아이템들의 ‘가성비’가 몹시 떨어진다. 탱커들이 치유력 감소 아이템을 가기
편하게끔 패치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덤불 조끼’까지만 사는 게 가장 효율이 좋다고 보나.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덤불 조끼로는 충분한 효율을 뽑아내기가 힘들다. 가시 갑옷을 가야 치유력
감소 효과의 효율이 극대화된다. 아이템 수치 차이가 크다. 현재는 생명력 흡수 아이템들의 효율이 워낙 좋다.
다음 패치에서 전반적으로 너프를 당하는 거로 아는데, 당장 대회 버전에선 반영이
안 돼있다 보니. 내가 가시 갑옷을 자주 사게 된다.”
-최근 방어력 파편과 마법저항력 파편을 1개씩 선택하는 경우가 잦다.
“서포터 중에 AP 대미지가 주력인 챔피언들이 있다. 또 요즘 등장하는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을
보면 스킬에 AP 대미지가 섞여있다. 아펠리오스의 ‘중력포’라든지, 징크스의 ‘와작와작
뻥!(E)’ 같은 스킬들이 AP 대미지로 들어온다. 이것들을 쏠쏠하게 막아낼 수 있다.”
-다음 상대는 농심 레드포스다.
“농심은 악재가 많이 겹쳐서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팀이라 생각한다. 잘하는데 하위권에 있는
팀들을 시즌 막바지에 만나는 게 늘 무섭더라. 열심히 준비해 높은 위치에서
플레이오프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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