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한국 바둑계는 조훈현 시대가 오랫동안 이어졌고 2인자 서봉수가 평행선을 그었다. 

그때를 '조·서 백년전쟁'이라고 부른다. 조훈현 제국을 쳐들어가는 사람은 여럿 있었지만 서봉수만이

 가끔이라도 그 왕관을 빼앗았다. 그만큼 서봉수 2인자 자리 역시 구름 아래 안개가 자욱한 봉우리였다. 

그 기나긴 싸움 한가운데에 새 얼굴이 끼어들었다. 1988년 바닥에서 출발한 이창호는 승률 88%를 쓰며

 1년 만에 산머리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서봉수에게 6연승을 올렸다. 도전권을 빼앗긴 2인자 얼굴이 붉어졌다.

1989년 KBS바둑왕에 오른 열네 살 이창호는 세 군데에서 1인자인 선생님 왕관을 넘봤다가 다 준우승에 머물렀다.

조훈현은 우승 상금 40만달러가 걸린 1회 응씨배 결승 5번기에서 중국 1인자 녜웨이핑을 3대2로 눌렀다. 

바둑 황제의 나라 한국은 곧바로 세계 바둑 중심에 깃발을 꽂았다.

백76이 기대한 새콤달콤한 맛은 <그림1>이다. 백3·5로 막아 이보다 좋을 수 없다. 흑77이 백에는 찬물 한 바가지였다.

 흑은 <그림1>만 아니면 다 좋다. 따라서 흑77을 두게 한 뒤 백78에 들어간 것은 뉘우쳐야 할 일. 

더 빠르게 <그림2> 백1로 들어가면 더 가볍게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