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위. 4경기씩 치른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매우 낯선 순위다.

전북 현대가 초반 헤매는 모습이다. 전북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4라운드에서 0대1로 패했다. 

앞서 포항 스틸러스와의 3라운드에서 0대1로 패한 전북은 우승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는

'현대가 더비'에서도 무릎을 꿇었다. 

홈 2연패를 당한 전북은 1승1무2패, 승점 4점으로 9위까지 내려앉았다.

당초 예상과는 다른 구도다. 전북은 겨우내 원했던 영입에 실패했지만, 

그래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전체적인 스쿼드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였다. 

센터백 숫자가 아쉽지만, 지난 시즌 MVP 홍정호가 건재한데다, 

특히 2선과 최전방 자원이 양과 질에서 타팀을 압도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초반 4경기에서는 기대 이하의 모습이다. 

우려했던 수비는 나쁘지 않다. 홍정호를 중심으로 한 포백은 여전히 견고하다. 

4경기에서 3골만을 내주며, 0점대 실점률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공격이다.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가장 많은 71골을 넣었던 막강 공격이 4경기서 단 2골만을 넣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핵심 외국인 공격수 일류첸코, 구스타보의 침묵이 결정적이다.

 지난 시즌 각각 15골씩을 넣었던 두 선수는 이번 시즌 아직 마수걸이 골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최전방의 부진 속 2선 플레이도 여의치 못하다. 

문선민의 속도와 침투 외에는 이렇다할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기록한 두 골, 송민규 김보경의 득점 모두 문선민의 돌파에 이은 패스로 만들어졌다.

장점인 최전방과 2선이 힘을 쓰지 못하자 전북 특유의 색깔이 사라진 모습이다. 

3선 플레이가 아쉽기 때문이다. 전북은 4-3-3, 4-2-3-1을 주로 쓴다.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를 통해 수비 밸런스를 잡는다. 문제는 3선 자원 중 소위 '볼을 잘 차는' 선수가 없다.

 류재문 맹성웅 박진섭 모두 공격보다는 수비에 강점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울산과 가장 큰 차이다. 3선에서 좋은 패스가 나가지 않으니, 미드필드 플레이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전북은 지난 시즌 후반기 쿠니모토-백승호-류재문으로 이어지는

 '스리 미들'로 재편한 뒤, 챔피언 다운 모습을 보였다. 

핵심은 백승호였다. 수비형과 공격형을 오가며, 공수를 조율했다.

 백승호는 수비력은 좋지만 패싱력이 떨어지는 류재문을 커버하며, 

양질의 패스를 공급했다. 올 시즌 상대는 전북 대응법으로 '백승호 잡기'에 나섰다. 

3선의 패스가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아는 상대는 백승호를 물고 늘어졌다. 

비록 승리하지 못했지만 침몰 직전까지 끌고 갔던 대구FC(1대1 무)나 포항 모두 허리쪽을 콤팩트하게 한 뒤, 

백승호의 볼배급을 막는데 주력했다. 백승호가 전개에 어려움을 겪자,

 전북의 공격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반면 전북이 좋은 경기를 했던 수원FC(1대0 승) 후반전이나 울산전 전반전의 공통점은

 4-1-4-1 체제에서 백승호가 원볼란치(한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다는 점이다. 

백승호가 볼을 뿌려주자, 2선이 한결 편하게 공격 작업을 할 수 있었다. 

백승호를 매경기 3선에 고정시키면 좋지만, 그러기에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원들의 기동력이 좋지 못한 게 전북의 고민이다. 

김보경 이승기 모두 30줄을 훌쩍 넘었다. 

위에서 제대로 압박을 하지 못하면 백승호의 하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백승호가 수비력이 아주 좋은 선수는 아니다. 전북의 수비 밸런스가 무너질 수도 있다.

이같은 문제를 간파한 김상식 감독은 3선 자원 영입에 많은 공을 들였다.

하지만 새롭게 가세한 박진섭 맹성웅이 아직 전북 시스템에 녹아들지 못한데다, 

설상가상으로 센터백 자원 부족으로 한칸 내려서서 플레이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구조적인 어려움에 빠진 전북, 과연 김 감독은 3선 고민을 어떻게 해결할까. 

리그 6연패 달성을 위한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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