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4)는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늦게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항간에는 페르난데스가 두산을 떠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두산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비자 문제로 계약이 미뤄지고 

있을 뿐 페르난데스가 다른 생각을 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며 여유를 보였다.

실제 두산은 비자 문제가 해결되자 마자 페르난데스의 계약 소식을 알렸다.

그 내용은 살짝 충격적이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해와 동일한 110만 달러(약 13억15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해에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타율 0.315 15홈런 81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이 0.391로 높았고 장타율도 0.443으로 만만치 않았다. 

OPS가 0.834로 준수했다. 인상 요인이 충분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페르난데스는 동결에 동의했다.

페르난데스는 '안타 머신'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안타 생산 능력이 빼어난 선수다. 

특히 큰 경기에 강하다는 이미지가 있어 팀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다.

지난 3년간 꾸준한 활약을 했다. 아니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2020시즌에는 199안타를 치기도 했다.

그러나 연봉은 늘 그리 많이 올라가지 않았다. 두산이 지난 해 탈삼진왕을

차지한 미란다에게 110만 달러나 상승한 190만 달러에 계약한 것과 큰 차이가 있다.

두산은 어떻게 페르난데스를 '헐값'에 붙들어

 놓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우선은 페르난데스가 외국인 타자 시장에서 인기

 있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거포형 선수가 아니다. 15개 정도가 맥시멈 홈런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이고 일본이고 외국인 타자는 일단 큰 것 한

 방을 갖고 있어야 제대로 된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장타력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는 페르난데스는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대단한 인기를 누릴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니다.

두산도 김재환이 FA로 이적을 했다면 외국인 타자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을 가능성이 있었을 정도다.

홈런을 펑펑 칠 수 없는 데다 발이 느리고 수비가 약하다는 것이 페르난데스의 약점이라 할 수 있다. 

놀라운 안타 생산 능력을 갖고 있지만 안타 이후의 움직임은 팀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두산을 워낙 사랑하는 것도 손쉬운 계약의 한 이유가 되고 있다.

두산 고위 관계자는 "페르난데스는 두산을 떠나지 않는다. 

그만큼 두산을 사랑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페르난데스는 두산을 사랑한다. 두산의 모든 사람들을 좋아하고 아낀다.

 협상 당사자는 물론 통역, 매니저 등 자신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과 각별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두산이라는 팀이 갖고 있는 문화도 사랑한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팀을 진심으로 아끼고 함께 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중남미, 

특히 쿠바 선수들이 갖고 있는 정서가 특유의 한국 문화와 통하는 것 같다. 

페르난데스가 두산과 함께 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본 사람이라면 그가

 두산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두산에 대한 넘치는 애정이 계약 관계에서도 큰 잡음을

 일으키지 않는 이유가 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페르난데스는 꾸준하게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타자다. 

김재환이라는 거포가 있는 두산 입장에선 장타에 대한 수요도 그리 많지는 않다. 

페르난데스 정도면 정말 훌륭한 외국인 타자 자원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선수를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잡을 수 있다는 건 일종의 행운이라 할 수 있다.

페르난데스와 4년째 동행을 하고 있는 두산. 큰 이변이 없는 한 

페르난데스는 최장수 외국인 선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선수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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